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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다은 Jul 11. 2018

미래교육 패러다임의 전환 1

A paradigm shift in school education

학교의 미래

미래학교의 모습은 어떠할까요?

과학의 날 아이들의 과학 상상화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로봇 선생님, 숙제와 시험없는 학교, 인터넷 수업을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요?

'100년 전 사람들이 상상한 21세기의 모습' (프랑스 국립도서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된 ‘100년 전 사람들이 상상한 21세기 학교의 모습’을 보면, 종이책을 소각하고 아이들이 헤드셋 같은 것을 쓰고 그 지식을 주입받는 모습인데요. 대중이 100년 후 학교를 지금 다시 그린다해도 묘사되는 기술의 종류만 바뀔 뿐, 어쩌면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래교육을 이야기할 때 가까운 미래와 먼 미래의 교육을 이야기 할 수 있다. 먼저 먼 미래의 교육을 생각해보면 다양한 에듀테크 기술을 통해 어댑티브 러닝(학생 맞춤형교육)이 가능해지고 원격 학습이나 가상현실을 활용한 교육이 바로 이뤄지는 것이다. 학교 모습도 학생이 여행을 갔을 때 학교와 연결해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원격 학습을 예로 들 수 있으며 학생의 심박수와 체온을 자동으로 체크하고 학생의 바이오리듬이나 컨디션 등과 연계해 학생의 컨디션을 체크하여 학습량을 조절해주는 모습도 상상할 수 있다. 신체지수가 높은 학생은 체육활동을 많이 하고 지적컨디션이 좋은 학생은 학습량을 늘려주는 것도 인공지능(AI)을 통한 학습분석을 통해 개별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 학생들이 학습한 내용을 자동으로 분석해 학생에게 맞는 수준별 학습이 이루어지는 모습도 상상할 수 있다. (...)

출처 : 학생이 행복한 학교 만드는 에듀테크
(매일경제, 계성초등학교 조기성 교사)

미래교육은 단순히 미래지향적 건물이나 테크놀로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교육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는 시대에 배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교육은 무엇인지, 인류 문화 유산으로서의 학교에서 배울 점은 무엇인지, 미래교육의 지향점은 무엇인지 그 본질에 대한 질문들에 답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한국교육정보미디어 학회 포럼


미래학교를 구상하는 사고방법

점진적-점진파괴-파괴적 변화 모델


'현재학교'에 대한 고민만으로도 이미 숨쉴 틈조차 없는 일과 속에서 현장 전문가인 교사들에게 '미래학교'란 현실감있게 다가올 수가 없습니다. 그에 반해, 오히려 학교 외부에서 비전문가들이 교육의 변화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격이니, 둘의 입장을 모두 가까이에서 접해본 교사의 입장에서 몇년간 고민이 깊었습니다. 각종 법령이나 정책,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을 따라 그저 충실히 이행하는 기능인이 되기를 주문받고 있는 현실을 뒤로 한 채, ‘미래학교’라..


최근 제가 생각하는 미래학교에 대한 중요한 현실적 키워드 중 하나는 조화와 균형입니다. 전통적인 학교 교육을 바라보는 시선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장면을 자주 목격하게 되었던 때문인데요. 지식과 역량, 전통과 혁신, 아날로그와 디지털, 자율과 책임, 이론과 실천, 자유와 엄격함 등이 마치 완전히 상반되는 개념인 양 잘못된 이분법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TED 최고 명강연으로 꼽히는 ‘Do schools kill creativity?’의 영국 켄 로빈슨 경 역시 저서『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학교혁명』에서 일부 비평가들로부터 받는 이분법적 오해에 대해 해명한 바 있습니다. 자신이 전통적 지도법을 무조건 반대하고 심지어 학생들이 사실을 배우는 것조차 반대하는 철저한 진보 진영의 입장으로 오인받곤  하는데, 이는 완전히 왜곡 해석된 비난이어서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다고 표현합니다. 어떤 분야에서든 ‘창의적 활동을 펼치려면 그 분야의 틀을 형성해온 지식, 개념, 실천을 숙지하면서 그 분야의 바탕이 되는 전통과 성과를 깊이있게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입니다.

 

교육계에서는 지도법과 학습법에 대해 전통적 방법과 진보적 방법을 놓고 끊임없이 논쟁이 이어지고 있으며 때로는 논쟁이 적대적 양상으로 치닫기도 한다. 전통적 지도법은 학급 전체를 대상으로 직접적으로 지도하는 방식을 통해 사실과 정보를 가르치는 방향으로 초점이 맞춰져있다. 그러나 진보적 지도법은 발견, 자기표현, 소그룹별 활동을 통한 학습을 기반으로 삼는다. 그런데 내 경험에 비춰보면 진보적 지도법과 전통적 지도법 사이의 이러한 첨예한 경계는 일선의 대다수 학교에서 현실적이라기보다 이론적일 뿐이다. 실제로는 모든 학과의 교사들이 대체로 다양한 지도법을 두루 활용한다. 때로는 직접적 지도를 통해 사실과 정보를 가르치기도 하고, 또 때로는 그룹별 탐구활동과 프로젝트를 장려하기도 한다. 이 지도법 사이의 균형을 적절히 맞추는 것이 바로 지도의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켄 로빈슨,『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학교혁명』


교사이면서도 기본적으로는 현재 교육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글로 다 전할 수 없는, 그 곳에서 숨쉬며 살아보아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분명 있고, 평범하지만 위대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교사들이 그 안에서 쌓아온 살아있는 오랜 노하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마치 의미없는 것마냥 치부하는 ‘교육자들을 대하는 사회의 태도’에 속상할 때도 많습니다.


사회적 요구는 날로 높아지는 데 반해 학교의 변화속도는 느리고, 그 구성원들은 안이하거나 혹은 변화 의지 자체에 있어서도 미온적이라 느끼는 부분이 크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 치도 나아가지 못하고 답보 상태에 있는 공교육에 대한 지리한 논의들 (대부분이 입시, 선발, 무상급식, 학폭위와 같은 지엽적이고 비본질적인 이슈들)은 언제나 답답하기만 합니다. 교육 주체들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이토록 고통받고 허덕이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런데 이는 단지 학교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우리 사회가 안고있는 고질적인 문제이기에 새로운 길을 걷게된다한들 이것들과 다시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과연 자신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미래학교’, 그 변화의 방향과 속도와 깊이는 어떠해야 하는가 고민하던 중 국내외 교육적 시도들을 예시로 삼아 학교 변화의 단계를 점진적-점진파괴-파괴적 변화로 나누어 살피는 연구가 있어 소개합니다. (출처 : 테크놀로지 시대 교육의 재설계 방향 및 출현하고 있는 다양한 학교 모델들  (계보경, 유지현, 2016))


점진적 변화의 미래학교는 현재의 법과 제도하에 기존 학교의 전반적인 운영요소 (학교환경, 교육과정 및 수업, 교사의 역할, 기술 및 인프라)를 변화시키는 형태입니다.

파괴적 변화의 미래학교는 법/제도 또는 관행적으로 운영되던 것을 뛰어넘어 이상적인 미래 또는 예측되는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모습을 구현하는 형태입니다. 교실, 학년, 정규수업과정이 없거나(스웨덴 비트라스쿨), 학교 건물 자체가 없는 온라인 기반의 가상캠퍼스 (미네르바 스쿨)를 대표적인 예시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점진적 파괴 또는 점진 파괴적 변화의 미래학교는 이 둘이 혼재한 형태입니다.


사실 개인 맞춤형 교육과 전인적 교육이 최근의 흐름이라고만 여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17세기 존 로크를 비롯해 루소, 페스탈로치, 존 듀이, 지두 크리스나무르티 등 저마다의 여러 문화와 관점을 토대로 이러한 교육으로의 방향 전환을 지향해왔습니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점진적-점진파괴-파괴적 변화 의 모델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다만, 앞서 지적한 바대로, 한쪽 입장에만 치우쳐있던 파괴적 변화를 지향하던 일부 미래학교들은 높았던 이상과는 달리 짧은 시간 안에 한계를 드러냈던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지식이나 기본기는 무시한 채 역량교육’,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목만 선택하게 하는 편중된 교육방침’, ‘학생 자율을 중시하면서, 책임과 규율을 가르치지 않고 인내를 중요시하게 여기지 않은 것’ 등 허점을 드러냈는데요.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더 나은 미래교육의 방향을 찾아나가야 할 것입니다.


현재교육/현재학교와 미래교육/미래학교의 비교                         출처 : 미래학교 도입을 위한 기본설계 구상 (김태완, 2015)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통학교를 포함하여 지금까지의 시행착오들을 종합하여 과오를 줄여나가며 *피봇팅(pivoting)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도 머지않아 가능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소 진통은 겪겠지만 말이죠.


*피봇팅(pivoting) : 원래 IT 벤처업계에서 자주 쓰는 용어로 어떤 점을 중심축으로 도는 행동을 뜻함. 린스타트업의 저자 에릭 리스(Eric Ries)는 "A change in strategy WITHOUT a change in VISION" 비젼은 유지하되 전략상 변화를 꾀하는 것으로 정의해 피봇이 완전히 새로운 것을 뜻하지는 않음


앞서 균형잡힌 시각이 필요하다 말한 데에는 그 어느 것도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인류 문화 유산으로서의 학교에서 배울 점은 무엇인지, 미래교육의 지향점은 어떠해야할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고찰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미래학교의 모습에 대한 주요 연구 (해외)

OECD 미래학교 시나리오, 영국 FutureLab,
유럽위원회 소속 합동연구소 IPTS


미래학교의 모습에 대한 연구는 21세기초부터 국내외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OECD 교육연구혁신센터(CERI:Centre for Educational Research and Innovation)에서 발표한 6가지시나리오, 영국교육부 산하 미래연구소 FutureLab이 2025년이후 영국의 학교 교육을 상상해보고자 연구한 6가지시나리오, 유럽위원회 소속 합동연구소 IPTS (Institute for Prospective Technological Studies)에서 시나리오를 넘어 보다 구체적인 교육 변화를 예측한 연구 등이 있습니다.


OECD와 Future Lab에 비해 상대적으로 다른 곳에서 소개가 되지 않았던 IPTS의교육 분야에 대한 전망은 다음과 같습니다. 앞으로의 중요성과 실현가능성이 높은 것을 예측한 것입니다.


재직 중인 서울 동산초등학교에서 시행 중인 다양한 교육활동


미래교육 패러다임의 전환 2로 이어집니다.



▶ 더 자세한 내용은 출간될 책(백다은의 교육상상 Reimagine Education)과
원격연수 티쳐빌 www.teacherville.co.kr 에서 추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해볼 수 있는 활동자료도 함께 제공됩니다.



참고자료

한국교육정보미디어 학회 포럼 "미래의 교육, 교육의 미래"


테크놀로지 시대 교육의 재설계 방향 및 출현하고 있는 다양한 학교 모델들  (계보경, 유지현, 2016)


도표 이미지 출처


미래학교 체제연구 (경기도 교육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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