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령 어리석어 보일지라도
7월의 땡볕이 뜨겁지만
모텔 안은 서늘하다.
교대근무를 마치고 퇴근한 남편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대실 몇 개 나갔어?”
“열아홉 개.”
내가 대답하자, 남편은 청소팀이 더워서 고생 많겠다며 걱정 섞인 말을 건넨다.
“그게 원래 자기들 일이잖아. 더운 건 감안해야지.
그리고 쓰레기 치우고 환기시키고, 초벌 청소는 내가 다 해놨어.”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남편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안 된다니까! 자꾸 도와주면 습관 돼. 난 오후엔 절대 안 도와. 절대! 당신은 늘 그렇게 잘해주다가 결국엔 꼭 이용당하잖아. 또 만만한 사람 되는 거지. 결국 손해 보는 건 당신이야. 걔네들, 고맙다고 생각 안 해. 그런다고! 그렇게 당하고도.”
모텔을 운영한 지도 어느덧 십 년이 다 되어간다.
수많은 시간이 흘러도 내가 쉽게 포기 못한 것이 하나 있다면 그건 사람에 대한 믿음이다.
내가 건넨 진심이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닿으리라는 마음.
살아간다는 건 화살을 쏘는 일이다.
그 화살촉이 어디를 겨누느냐는
삶의 주인인 내가 선택하는 일이다.
누군가 따뜻하길 바란다면,
내가 먼저 따뜻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설령 어리석어 보일지라도, 좋은 사람이 되는 것.
속고 속으며 상처받더라도, 그게 내가 살고 싶은 방식이다.
사람을 믿는다는 건, 결국 나 자신을 믿는 데서 시작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