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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장 May 26. 2024

차근차근 건축 안내서

나도 건축주가 될 수 있다 (부제 : 건물주보다 건축주)

차근차근 건축 안내서-나도 건축주가 될 수 있다     



오늘 우연한 기회에 나를 돌아보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것은 내가 책을 준비하는 에이전시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자리였다.      


일단 나의 상황에 대한 배경 설명이 필요하다. 나는 집우집주의 이야기를 책으로 준비 중이다.  그 내용의 일부는 이미 ‘딴지일보’를 통하여 ‘볼빨간건축사’라는 필명으로  10개월가까이 연재가 되고 있다.  이미 준비된 책 이야기를 책 출간 관련된 에이전시를 통해서 하는 이유는 건축가로서 나는 건축에 관련된 부분에는 전문가지만,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일반 대중과 소통하는 것은 초보이기 때문이다. 더 쉽게 얘기하면 나는 팔리는 책을 만들고 싶다가능하면 많은 사람에게 적정건축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나누고 싶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나보다 책 분야에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주변의 추천을 통해 ‘책과강연’ 이라는 북 에이전시를 통해서 출간을 준비중이다. 


하지만, 나는 ‘책과강연’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들이 생각만큼 얻어지지 않고있기에 불만이 많다. 그래서 그곳을 통해서 책을 낸 선배 작가들을 만나고, 그곳에서 주최하는 모임에 참여를 하면서 네트워크를 쌓고 사람들을 만나며 어떻게 하면 ‘책과강연’을 잘 이해하고 알 수 있는지 물어보는 중이다.  오늘은 그런 활동 중의 하나인 ‘위 밋 데이 we meet day' 에 다녀왔다. 위 밋 데이는 책과 강연을 통해 책 출간을 준비하고 있거나 준비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 끼리 경험을 나누는 자리다. 쉽게 말해서 선후배와의 만남. 이것은 출신 작가들끼리 자율적으로 만나는 소수의 모임인지라 굉장히 솔직한 대화가 오고가는 자리다.       


나의 역할은 저격수다. 


나는 책과 강연의 적극적인 안티다. 나 외의 사람들은 모두 ‘책과강연‘의 골수팬이랄까 충성도가 높은 사람인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다른 역할을 자처했다. 나 혼자 ’책과강연‘에 대해 비판적이다.  다른 작가들의  우호적인 태도에, 받는 돈에 비해 부족한 태도나 실망적인 피드백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나 뿐 이다.  나는 서비스를 주는 전문가인자라 서비스를 받는 입장에 빙의를 한다. 내가 이 정도의 서비스 이 비용을 지불했다면 얻고 싶은 서비스의 기대치가 있는데, 그것을 기대에 도달하지 못한다. 지불한 금액은 호텔로 치면  5성급인데 3성급의 서비스를 하는 사람에게 컴플레인 할 자격은 갇추지 않았던가. 그런 자세로 부족한 시스템, 부족한 서비스 마인드, 부족한 체계와 집중도를 지적해왔다.  내가 완전한 서비스를 받는 커스터머 입장에서 말할 수 없기에 외부에서 공개적으로 ’책과강연‘을 비방한 적은 없다.  나는 소속작가임으로 무사히 내 책을 완성하고, 처음의 의도처럼 대중과 잘 소통하는 책으로 완성되길 원한다.       


내가 지불한 금액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으면서도 에이전시에 불만을 표시함으로서 받을 불이익에 걱정을 한다.  내가 준비하는 책이 불만 때문에 적당히 처리되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아, 그래서 다들 쉬쉬 하고 묵인하고 넘어가는 중인지도 모른다는 것이 나의 시선이었다.      


하지만 오늘의 두 번째 위밋 데이에서 생각이 조금 더 다른 차원으로 바뀌었다.  

나는 그 동안 ‘이 정도의 비용을 냈으니 내가 원하는 것만 몇 가지 어필하면 책은 에이전시에서 저절로 만들어 주는 줄’ 알았다. 심하게 얘기하면 나의 글에 대한 적절한 피드백과, 다음 진도, 정해야할 것들의 선택지를 착착착 준비해주면서 나는 손가락만 까닥해서 사지선다에서 원하는 것만 점지해주면 되는 줄 알았나보다. 오늘 나의 깨달음은 위밋데이를 준비해준 장은진 작가와의 카톡 대화에서 나타난다.      


“ 저는 사실 그런것을 깨닫습니다. 

 '내가 돈을 이만큼 냈으니 작가는 만들어 주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에서, 

'이것도 다 내가 하는 만큼 되는 것이구나' 그런 거에요.  

너무 당연한 생각을 이렇게 하는게 부끄럽네요. 

분명히 다른 건축주들도 저한테 일을 맡기면서 저절로 되는건줄 알았다가 건축주의 역할이 이렇게 많았나하고 놀라셨을텐데... 

그렇게 다른사람의 입장이 되어 깨닫는 중 이네요“     


장은진 작가는 건축주가 되어 본 경험이 있다. 그의 경험을 담아 ‘집이 내게 물어 온 것들’이라는 책도 냈기에, 나의 말에 백퍼센트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보내온 대답은


“건축주 입장에서 답을 드리면 정말 그랬습니다��“          


이것은 건축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대하는 입장에서 또 다른 입장 차이에 관한 부분이었다. 그래서 아-. 건축의 수많은 건축주는 다들 나와 비슷한 입장을 느꼈겠구나. 그럴 수 있다. 나는 이 부분을 해소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연결된다.      


그래서, 책과강연의 막막하고 안개에 쌓였던 기분에서 오늘의 깨달음을 얻는 순간을 건축에 빗대어 차근차근 가이드하면서 알려주는 글을 써야겠다 생각했다. 


내가 써야하는 글의 방향성이 정해진 느낌이다. 이름하야 건축주를 위한 차근차근 건축 안내서

잘 써서 우리사무실 ‘적정건축’의 매뉴얼로 사용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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