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건축주
1화.
호칭정리
‘차근차근 건축 안내서-나도 건축주가 될 수 있다’
사람의 언어에는 인식이 작용하기 때문에, 상대를 어떻게 부르냐에 따라 그 관계가 편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다. 국어에는 존댓말이 있어서 친구의 기준이 흔히 동년배에 한정되기도 하는 것만 봐도 언어의 인식이 강하다. 존댓말을 쓰는 사이는 친구가 아니라는 인식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어색한 호칭은 어색한 관계를 가져온다. 그래서 차근차근 설계 안내서의 첫 장은 ‘호칭 정리’. 이것부터 정의를 해야 설계의 세계에 수월하게 들어갈 수 있겠다.
1. 건축사, 건축가
건축 설계를 맡기러 오는 분들 중에 건축사에 대한 호칭을 어렴풋하게 알고 있는 분도 있고, 애매모호하게 알고, 여러 호칭을 돌려서 부르는 분들도 많았다. 누구는 실장님, 대표님, 사장님, 교수님, 설계사님 -_- 등 호칭을 정정하기에 늦은 감이 있어서 말을 하지 못하고 지난 경우가 허다했다. 그래서 정리를 해드리면 건축사사무소의 건축사의 명함에 ‘건축사’가 있으면 건축사로 부르면 된다. 명함에 건축사가 없는 분은 ‘건축가’로 부르면 가장 무난하다 생각한다.
건축사와 건축가는 하는 일은 같지만, 쉽게 자격의 유무로 구분한다. 건축학 5년제를 졸업하고 , 일정경력의 실무를 쌓고 국가공인 자격증인 건축사를 취득해야만 건축사가 되며, 법적 행정적인 책임을 지고 건죽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건축활동을 할 수 있다. 건축사는 기술사와 동등한 건축설계하고, 교수가 될 때는 박사학위를 대체하기도 한다. 건축학과 교수 중에는 ‘석사+건축사‘가 대부분이다.
건축가는 건축활동을 하는 많은 분야의 사람을 넓게 부르는 말이다. 본래는 작가의 개념이 있는 단어지만, 영어로 Architect를 국어로 번역하면 건축가가 된다. 그러면 건축사는 영어로 번역하면 무엇일까? Licenced Architect 혹은 Registered Architect로 자격증이 있는 건축가, 등록 건축가 정도가 된다.
2. 건축주
건축주를 어떻게 호칭할까? 이것은 조금 더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예법 상 명함에 나와있는 직책으로 부르는 것이 가장 편하긴 하다. 원장님, 교수님, 기자님, 박사님 혹은 작가님 등. 하지만 모두 명함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실 그 어따ᅠ간 직책을 가지고 있는 분일지라도 건축사-클라이언트로 만날 때는 그 관계에 적합한 호칭으로 부르는 것이 맞겠다.
물건을 살 때는 그분이 누군지 몰라도 고객님이고, 병원에 환자의 보호자로 오신 분은 보호자님이라고 지칭하듯이. 건축가에게 집을 설계하는 손님은 customer 가 아니라 client이다. customer 인 소비자, 고객은 물건을 사는 고객에 한정하는 말이고, 법률이나 건축설계 같은 지식 서비스를 의뢰하는 사람은 client라고 부른다. 건축의 의뢰인은 특히 ‘건축주’라고 부른다. 그런데 건축주는 보통 부부인지라 남편 앞에서 부인을 지칭할 때가 어색하다. ‘‘김 건축주’은 이걸 원하시더라 “라는 이 상황 상황. 이럴 때 무난한 호칭은 존칭의 의미를 가진 범용어인 ‘선생님’이다. 대부분 건축주를 ‘선생님’으로 호칭하는 한다. 누군가는 건축주님은 광고주님처럼 너무 높여 부르는 느낌이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럴 때도 선생님은 괜찮은 거 같다.
여하튼 건축주를 ‘소비자’라고는 하지 말자. 건축사는 이렇게 건축주를 호칭하지만, 시공사를 비롯한 모든 건축주를 남성은 ‘사장님’, 여성은 ‘사모님’이라고 불리는 현실은 알고 계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