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소고기 덮밥이 일품
간편한 한 끼 식사로 덮밥만 한 메뉴가 또 있을까요? 밥 위에 반찬을 올려 먹는 덮밥은 일본의 돈부리에서 시작되었는데요. 일본 역사에서 가장 처음으로 생겨난 돈부리는 장어덮밥이었다고 합니다.
19세기 초, 배를 기다리며 장어구이를 주문한 일본 전통 연극계의 한 인사가 배가 떠날 무렵 음식이 뒤늦게 나오자 급한 나머지 밥그릇에 장어구이 접시를 엎은 후 서둘러 배에 올라 먹은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해요. 장어덮밥이 생겨난 후 여러 형태의 덮밥이 서민들에 의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돈부리가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싱글러를 위한 혼자 하기 좋은 맛집 탐방기! 오늘은 규동으로 유명한 가게를 소개합니다.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지구당>을 지금 만나볼까요?
화려하지 않은
소박한 가게
가로수길 안쪽 골목에 위치한 <지구당>은 그 외관이 일본식 밥집을 떠올리게 합니다. 화려하지 않은 소박한 가게 인테리어가 모던한 멋스러움으로 건물과 조화를 이루는 것 같습니다.
<지구당>은 처음 방문하는 사람은 그냥 지나칠 수 있을 정도로 눈에 띄지 않는 작은 규모의 가게입니다. 출입문 위에 설치된 어닝에는 '지구당(地球堂)'이라는 가게 이름이 한자어로 적혀 있습니다. 독특한 가게 이름 때문에 그 뜻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지구(地球)'는 인류가 살고 있는 지구를 의미하고, '당(堂)'은 집을 의미하는데, 직역을 하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게(집)'라고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누구나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평범한 가게라는 의미로 해석하면 되지 않을까요?
<지구당>의 메인 메뉴는 규동과 생맥주입니다. 간소하지만 그만큼 메뉴에 대한 주인장의 자신감과 고집스러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게가 작은 만큼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한정되어 있어 식사 시간에는 문 앞에서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구당>은 가게 밖에 설치되어 있는 인터폰을 누르고 인원수를 얘기하면 순서가 되었을 때 문을 열어주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가게는 최대 3인 이상은 받지 않기 때문에 주로 혼밥을 찾는 싱글러들이 많은 편입니다.
아늑한 분위기
간소한 메뉴
출입문을 열고 가게에 들어서면 길게 뻗은 바(Bar) 테이블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주방을 중심으로 둘러싼 바 테이블에는 약 10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좌석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아늑한 분위기의 가게 내부가 정겹게 느껴집니다.
테이블 뒤편에는 외투나 가방을 걸 수 있는 옷걸이가 구비되어 있습니다. 주방은 오픈형으로 되어 있어 주문한 요리가 언제 나오는지 직접 볼 수 있습니다.
<지구당>의 메뉴는 총 두 가지로 규동(소고기 덮밥), 그리고 오야꼬동(닭고기와 달걀을 넣은 덮밥)입니다. 규동과 오야꼬동은 각각 일반과 곱빼기 메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음료는 생맥주(300ml)와 기린 병맥주(330ml), 콜라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따뜻한 한 그릇의 덮밥
시원한 생맥주
규동을 주문하면 반숙 계란을 담은 종지와 가쓰오부시 장국을 내어줍니다. 반찬 그릇에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통에서 직접 꺼내 담으면 됩니다.
반숙 계란은 규동을 주문하면 기본으로 제공하지만 부족한 사람은 추가할 수 있습니다. 규동 곱빼기를 주문할 경우에는 반숙 계란도 추가하는 게 좋습니다. (마지막 한입까지 촉촉하게 즐길 수 있어요.)
규동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반숙 계란을 터트린 후 덮밥과 함께 비벼 먹는 경우가 있는데, 싱거워질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게 좋습니다. 규동을 맛있게 먹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반숙 계란을 덮밥 위에 올리고 젓가락으로 골고루 펼친 후 고기와 밥을 함께 떠서 먹으면 됩니다. 비벼 먹는 것과 떠서 먹는 맛의 차이가 꽤 큽니다.
고슬고슬한 흰쌀밥에 짭조름하면서 적당한 단맛이 일품인 소불고기, 거기에 부드러운 반숙 계란을 곁들이면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적당한 간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잘 어우러진 규동 한 그릇으로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순간입니다.
<지구당>에서는 규동과 함께 꼭 곁들여야 하는 메뉴가 있습니다. 바로 시원한 생맥주입니다. 생맥주의 맛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철저하게 관리하는 관청소에 있는데, 이 가게는 매일 맥주 관청소를 하여 최상의 품질을 유지한다고 합니다.
<지구당>에서는 1인 1잔으로 맥주를 주문할 수 있습니다. 식사와 함께 반주로 가볍게 즐기라는 나름의 원칙인 것 같습니다. 깔끔하고 시원한 생맥주 한 잔은 규동과 최상의 궁합을 자랑합니다. 생맥주가 주는 청량감과 상쾌함이 소화를 더욱 촉진시켜주는 느낌을 받습니다.
<지구당>의 모든 메뉴는 포장이 가능합니다. 매장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게 어려울 경우에는 이렇게 포장으로 주문하면 조금 더 빠르게 받아갈 수 있습니다.
나름의 원칙이 있는
특색 있는 가게
<지구당>은 누구나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을 가게의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래서 큰 소리로 대화를 하거나 시끄럽게 소음을 발생시킬 경우에는 주인장의 주의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혼밥을 찾은 싱글러에게는 이러한 가게의 원칙이 장점으로 다가옵니다.
주방 일로 바쁜 직원 둘 뿐이기에 기대하는 친절함이 없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맛있는 한 그릇의 행복은 담아 갈 수 있습니다.
따뜻한 규동 한 그릇과 시원한 생맥주로 소소한 감동을 얻을 수 있는 곳, 지구당.
*영업시간 : am 11:30 ~ pm 20:30 (일요일 휴무)
*브레이크 타임 : pm 15:00 ~ pm 17:00
*전화번호 : 02-546-8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