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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옹이 Apr 30. 2024

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최악의 상황은 이제 시작이라는 걸 펄롱은 알았다. 벌써 저 문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는 고생길이 느껴졌다. 하지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은 이미 지나갔다. 하지 않은 일, 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은 일 - 평생 지고 살아야 했을 일은 지나갔다. 지금부터 마주하게 될 고통은 어떤 것이든 지금 옆에 있는 이 아이가 이미 겪은 것, 어쩌면 앞으로도 겪어야 할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자기 집으로 가는 길을 맨발인 아이를 데리고 구두 상자를 들고 걸어 올라가는 펄롱의 가슴속에서는 두려움이 다른 모든 감정을 압도 했으나, 그럼에도 펄롱은 순진한 마음으로 자기들은 어떻게든 해나가리라 기대했고 진심으로 그렇게 믿었다. 



정말 짧고 간결한, 모든 문장에 함축적 의미와 비유가 있는 것 같다. 원서기준 116페이지다. 요즘 워낙 인기있는 작가라서, 나도 편승해서 읽어보았는데, 정말 단숨에 읽었다. 


가난과 두려움, 끊임 없는 노동과 가혹한 추위, 이 모든 묘사가 너무 적나라해서 힘껏 감정이입해서 읽었다.

좋은 작품은 이미 알아보고 올해 영화화 되서 개봉 예정이다. 주인공이 무려 킬리언 머피다.(오펜하이머 봤으면 익숙한 얼굴. 찰떡같은 캐스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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