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앙증맞은 것들이 자꾸 큰 것을 물어온다
식별 불가능의
삶을 다해도 알 수 없는 것들을
잠자리 날개를 집으려는 아이의 집게손가락은
아마도 가리키는 것이다
무엇이 무엇을 잠깐 멈추게 할 수 있는지
조생귤의 단단함에 침 흘리고
우산 하나에 여럿이 깃든 어깨의 단란함으로
이 거리가 잠깐 들썩일 수 있다면
열댓 명 모인 농성이
회전목마처럼 돌아가는 회전문을 막지 못한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울부짖음이 거리 어디에도 맺히지 못할 때
소실점으로 걸어 들어간 사람들이 있었다
점 뒤에서 이 셰계를 요약하진 않는다
직통 버스 없는 터미널에서 떠나온 사람이
몇 시간을 먼저 기다리는 것이다
이 작은 도시에 멀미가 나서
아스피린과 타이레놀
다솜이와 영은이
동교동 삼거리와 공덕 오거리
(지도를 그리는 바늘들)
열심히 마늘을 빻는 부엌 작은 창 속에
한 스푼 설탕을 푸는 사람도 있어
복도식 아파트가 나눠 갖는 냄새
학원 가던 아이가 샌들을 벗어
자갈 하나를 떨군다
잠깐 완벽해지는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