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에게

김언희

by 야옹이

말을 버리고 짖는 자여, 말문을 틀어막은 자여, 돌돌돌 혀를 말아 삼킨 자여, 식도까지 돌맹이가 차오른 자여, 한 마리 개와도 같이 사타구니에 대가리를 끼워 넣고 개잠을 자는 자여, 한 번도 집을 가져본 적 없는 자여, 한 번도 주인을 가져본 적이 없는 개와도 같이, 한 번도 개가 되어본 적이 없는 개와도 같이, 혀 밑에 반 방울의 꿀도 머금어본 적 없는자여, 짖을 때마다 사라져가는 개와도 같이, 다만 이빨이며 목청인 자여, 다만 콧구멍이며 후각인 자여, 수풀처럼 우거진 털로 안색을 가리고, 귀신을 맡는 한 마리 개와도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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