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워라벨은 넘사벽

난징생활(2)

by 풀니스

다른 말이 아니고 진심으로 하는 말이다. 춘절, 우리로 치면 구정 연휴가..무려..일주일.. 길게는 2주까지 쉬는 곳도 있는데(그게 바로 둘째가 다니는 학교), 워낙 땅떵이가 넓어 이동에만 13-14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쨌거나 그 이동 시간까지 고려하여 나라 전체가 긴 명절을 가지고, 그 동안은 정말..소위 좀비 도시를 연상케 할 정도로 썰렁한 동네 분위기가 연출되더라.


중국에서 처음 맞은 구정.

설 당일은 한국인 마트고 식당이고 뭐고 죄다 문을 닫았고, 배달원이 없어 허마(중국의 대중화 된 마트) 마저도 배달을 멈추다니,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배달의 민족이 배달을 쉰다는 것은..ㄷㄷㄷ. 그리고, 주말이 지난 어제 즈음부처 거리는 조금씩 활기를 되찾아가는 모습이다.


그 속에서 나는 정말, 인생 최대의 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주리가 뒤틀리는 지루함과의 사투를 벌이는 중. 어쩜 삶이 이렇게도 단순하고 무료할 수 있는지. 망할 놈의 워라벨…그거 지키다가 내가 먼저 병을 얻을 지경. 중국 다 좋은데..한 번 쉬면 너무 많이 쉰다. 쉼은 나에게 오히려 병을 안겨준다.


마음이 몸둘 바를 모르고, 제자리 찾기 중이다.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는 와중에도, 소중했던 마음은 떠나가고, 그 자리에 공허를 남긴다. 그 공허에 귀 기울여라. 공허가 남긴 어렴풋한 흔적에 몸을, 마음을 풍덩 담궈버리면, 그것 또한 어엿한 나만의 것이 될테니.


요즘은 아이들을 재우고

밤 늦게 아파트 산책을 나간다. 중국은 별이 진짜 잘 보인다. 낮의 대기질은..할많하않인데, 밤엔 별도 달도 선명하게 반짝 거리니, 참, 아름답고 고운 하늘이다. 별자리도 선명하게 보이는데, 이름을 잘 모르는게 안타까울 뿐이다.

밤산책은 혼란 중에 편안함과, 오롯한 멍때림을 선사하기에 하루 일과 중 가장 단잠 같은 시간이다. 근데..아직은 좀 춥다.


다시 대기질이 좋아져서 러닝을 시작해야 하는데, 아이들 춘절 방학이 길어지니 나 또한 나태함에 익숙해진다.


골프 레슨은 끝이 났지만, 그래도 연습장을 끊고 부지런히 연습을 다니는 중이다. 진척 없는 발걸음이 갖은 현타와 게으름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무엇을 위해, 이토록 골프에 목을 매는건지.


여기 와서 유일하게 사귄, 마음이 잘 통하고 맘 놓고 유치해져도 괜찮은 친구가 있는데, 그녀는 3일 뒤면 상해로 가 버린다. 물론 발령 때문이지만, 지난 4개월간 급속도로 친해진 시간이 무색하기도 하고..그만큼 아쉬움에 마음이 저릿해진다..하..확실히 40을 찍으면서 사람이 한 없이 센치해진다. 빌어먹을.


오늘 오후에 청소기를 돌리는데 신랑이 급 들어왔다. 여권을 가지러 왔다길래, 그런갑다 했더니, 한참 뒤에 전화 와서는 ‘급하게 천진으로 출장간다’ 고 한다. 아까 말 안 한 당신이나, 여권을 가져가는데도 궁금한 게 없단 나나, 부창부수..는 이럴 때 쓰는 말인가?


가끔, 어딘가에라도 말하고 싶은, 터질 것 같은 마음이 있다. 그 어디에도 털어 놓지 않는 마음이기도 하다.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그 말은, 그리고 그 말에 딸린 마음음 겉잡을 수 없는 불처럼 내 마음을 덮어 버릴 거란 사실을 알기 때문이리라.


그래도, 중국의 긴 명절은 공식적으로 끝이 났다. 잘 먹고 잘 쉬는 중국 사람들은 오래 살 거 같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