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월에 태어났다. 그래서 오월은 그냥 애정이 간다. 애정을 품고 보니 여러 감정들이 스친다. 크고 작은 좋은 일들이 있었고 여지없이 반복되는 쓴맛의 감정들도 있었다. 그래서 오월은 특별히 감정회고를 해보려고 한다.
먼저 나는 5월의 여인이니까 설렘의 감정부터 전해본다. 밑미에서 진행하는 <매일의 영감수집>이라는 리추얼에 참석했다.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이라 오픈런으로 신청에 성공했다. 기대만큼 좋은 시간이었고 생각보다 많은 기쁨을 얻었다. 특히 마치 생일선물처럼 주어진 오프라인 모임은 가기 전부터 당일까지 설렘을 잔뜩 안겨주었다. 올리부 메이커님의 응원은 역시나 울림을 주었고 그중에 자신이 번아웃에 빠지지 않는 이유는 자신의 시그널에 늘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자신이 어느때 힘들고 기쁜지, 슬프고 우울한지, 그리고 어떤 순간에 지치는지 등 부정적 감정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 전에 자신에게 연료가 되는 즐거움, 기쁨, 설렘 등의 좋은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시간을 즉각적으로 실천하신다는 말씀에 삶의 혜안을 얻었다. 살면서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지만 나에게는 연료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오프라인 모임에서 처음 만났지만 그분들이 전해준 긍정에너지에 감사한다. 그리고 비슷한 고민과 꿈을 가진 분도 만났다. 함께 나눈 대화와 앞으로 이어질 인연에 감사하다. 직장 다닐 때가 가장 그리운 이유는 동료가 있었다는 점이다. 미우나 고우나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존재는 여러므로 삶에 동력을 가져다준다. 주부생활 내내 늘 동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바라고 또 바랐는데 드디어 내 삶에도 동료가 생긴 것만 같아 기쁘고 감사하다. 내 주변에 싫은 사람보다 좋은 사람이 더 많다는 건 참으로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내가 꿈꾸던 삶을 실제로 살고 계시는 분들이 너무 많다. 부럽고 동경한다. 하지만 이제는 동경하는 그 삶이 내게도 다가올 것 같은 희망이 생긴다. 밑도 끝도 없이 그냥 그런 예감이 든다.
희망찬 오월이었지만 여지없이 부정적적인 감정들도 있었다. 그것도 이렇게나 많이 있었다. 똑같은 이유로 반복되는 부정적인 감정은 지긋지긋함과 동시에 반복으로 오는 상실감, 뭘 해도 변하지 않겠구나 싶은 좌절감에 무기력함이 동시에 찾아온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제 묘책이 있으니 상관없다. 긍정의 연료들을 채우면 된다.
다행인 것은 같은 상황으로 반복되는 부정적인 감정은 최대 24시간을 넘기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점점 초연해지고 있는 내 모습에 안도감을 느낀다. 몸에 근육은 없어도 감정에는 근육이 늘었다
삼시 세 끼처럼 좋은 일과 나쁜 일은 번갈아가면서 찾아오지만 언제나 무슨 수가 생기고 그것들로부터 나는 결국 희망을 얻는다. 오월은 타인으로부터 얻은 기쁨이 슬픔보다 컸고 좌절의 시간보다 희망찬 시간들이 많았다. 짧은 회고였지만 다가오는 유월을 기대하게 만들어 주는 평화로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