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우리 세대는 학력고사나 수능시험에만 올인하여 공부하면 대학을 갈 수 있었죠. 제도가 단순하여 앞만 보며 열심히 달리면 되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학생들은 복잡한 교육제도에 휘둘리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교육 정책자들의 현실감 없는 개혁이 의도와는 반대로 아이들의 경쟁을 부추기고 혼란과 방황을 가중시킵니다.
시험 없는 학교를 만든다며 수행평가를 늘려놓았고, 학생 중심의 주도적 학습을 위한다는 취지로 만든 고교 학점제는 비현실적입니다.
고등학교 아이들은 한 학기 최대 50회의 수행평가를 치러야 한다고 합니다. 과목당 평균 5회, 중간 기말고사까지 더하면 10과목 기준, 일주일에 주 2회꼴이라고 합니다.
평가 비중이 내신의 40% 이상을 차지하니 포기할 수 없고, 복잡한 과제형 평가가 많아 대행업체나 부모에게 의존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또한 고교 학점제는 구조적으로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진로에 따른 과목수가 급증하여 학생과 교사는 지나치게 세분화된 시간표 속에 짜여진 커리큘럼을 따라야 합니다.
과목을 따라 교실 이동을 해야 하니 쉬는 시간에도 쪽잠이나 기본 휴식조차 불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교사는 전공과 다른 과목까지 담당해야 하며, 비전문가 영역은 수업의 질이 저하될 우려가 있습니다.
또한 입학 전 진로를 결정해야 하고, 중간에 꿈이 바뀌어도 이수한 과목을 가져가야 해서 진로를 변경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교육 환경 때문에 자퇴율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합니다.
우리는 지금 아이들에게 무얼 가르치고 있는 걸까요? 무엇을 꿈꾸게 하고 있는 걸까요?
학창 시절의 추억이나 우정은 점점 멀어져 가고 아이들은 경쟁과 시험으로 피로한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학교는 아이들을 가두는 울타리가 아니라 자유롭게 날개를 펴는 들판이 되어 주어야 할 텐데요. 현실성 있는, 아이들을 위하고, 우리의 미래를 위하는 장기적인 교육 정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