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한 사람의 말, 행동, 태도에 그의 과거가 모두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어 자녀들은 그 부모가 과거에 자주 사용했던 말들을 똑같이 따라 하곤 한다. 부모가 고맙다는 말을 자주 하면 자녀도 그 말을 쉽게 한다.
한 작가가 말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는 식당에서 자녀의 행동을 보면 그 부모를 알 수 있다고 했다. 밥을 먹고 난 뒤 자리를 뜰 때, 행동이 다른 세 부류의 아이가 있단다.
첫 번째는 의자를 내뺀 채 그대로 가는 아이.
두 번째는 의자를 소리 나게 집어넣는 아이,
마지막은 의자를 소리 나지 않게 들어서 집어넣는 아이.
마지막 아이는 부모에게서 남을 배려하는 태도를 배운 아이라고 한다.
비단 아이뿐만 아니라 성인 자녀들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자녀는 부모의 거울과 같다. 부모가 비춰줬던 모습들을 아이들은 그대로 내비친다. 겸손하고, 다정하고, 친절한 부모한테서 자란 자녀들은 똑같이 그런 성품과 태도를 보인다.
과거의 경험이 가정의 환경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학창 시절, 직장 생활, 친구 관계 등에서 겪었던 크고 작은 일들이 지금의 모습에 흔적으로 남았을 것이다.
과거의 실패와 성공의 경험들 또한 나약하거나, 단단하거나, 우울하거나, 밝게 만든 원인이 되었을 테다.
이처럼 현재는 과거의 시간들이 반죽되고 발효되거나 설익거나 하여 어떤 형태로든 이어져 있다.
얼굴은 그런 과거의 나를 내비치는 현재의 완성작이자 앞으로 빚어가야 할 미완성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