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충분히 준비하면 서두를 일이 없단다."
"밤에 충분히 잠을 자면 아침이 행복해져."
"이번 시험에서 실력을 충분히 발휘했니?"
"충분히 사랑받고 자란 사람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
부모의 어휘력, 김종원
여러분은 평상시에 어떤 말을 많이 사용하시나요?
저는 생각해 보니 하루에도 여러 번 '빨리 해라'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고 있었네요.
먼저 아침에 눈을 뜨면 '빨리 일어나서 해야지.'라고 나 자신을 재촉하죠. 그리고 남편에게 빨리 일어나서 준비하라고 한마디 합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놔두면 알아서 할 텐데 말이죠.
교육 시간에 늦겠다며 또 빨리를 외칩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공부방에 늦은 아이에게 빨리 안 왔다고 한마디 하고, 딴짓하는 아이에게 빨리하라고 한마디 합니다.
빨리라는 이 한마디 속에 부족하고 숨 쉴 틈 없는 하루를 압축해 놓은 듯합니다.
빨리라는 말을 달고 살았던 반면에 '충분히'라는 말은 저의 마음속에서조차 제대로 살지 못했습니다. 무엇이 그리 부족하다고만 느꼈는지 늘 빨리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그래서 충분히라는 단어는 암막 뒤에 가려져 없는 단어 취급을 받았습니다.
충분히라는 말은 듣기만 해도 넉넉하고 여유로운 느낌을 주네요. '나 다이어트 중이야. 이 정도 양이면 충분해.' '오늘 하루 충분히 잘 살았어.'라는 말에는 만족스러움, 기쁨, 충실함이 녹아납니다.
이 짧은 단어 하나에 나의 삶이 정의 내려지다니 놀랍습니다. 부족한 삶인지 만족하는 삶인지 단어 하나 차이 로 내 마음이 천국과 지옥을 경험합니다. 좀 과장되었나요? 하지만 이 하나의 단어가 매일 반복되어 쌓이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 작고 사소한 것이 지속되고 쌓이면 놀라운 힘을 발휘하잖아요.
나의 삶을 기쁨으로 이끄는 단어를 잘 골라 사용해야겠습니다. 아직은 익숙하지 않으니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겠네요.
'지금 일어나도 충분해.'
'충분한 하루가 되도록 지금 일어나면 어떨까요?'
'다음부턴 충분히 시간을 갖고 나서면 좋겠네.'
'그만 얘기하고 충분히 공부하자.'
우리 이제부터 충분히라는 단어를 충분히 사용해 보면 어떨까요?
오늘 하루도 충분한 하루 보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