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채용_1차 면접 편

#장애전형면접준비 #장애전형모집인사이트 #채용성공조건

by 박과장

장애채용 지원자 4명의 면접을 봤다.



#안내

이동이 불편한 분도 계셨기 때문에 회사 위치와 이동 경로를 좀 더 상세하게 알려드렸다. 택시를 타게 되면 꼭 후문에 내린다. 후문은 계단이 있어 휠체어 사용자는 출입하기 어렵다. 그래서 회사 내 입점해 있는 음식점을 내비게이션에 찍고 오라는 안내를 했다. 그럼 내비게이션이 정문으로 안내해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동에 불편한 것이 있으면 편하게 이야기해 달라는 추가 메시지도 보냈다.

우리 회사의 위치는 (너무) 역세권이 아니다. 가장 가까운 역이 걸어서 20분 정도. 오는 길에 경사가 꽤 있고 인도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자동차와 함께 길을 나눠 쓰는 구간도 꽤 있다. 한마디로 오는 길이 배리이프리하지 못하다. 면접자 분들이 우리 회사에 도착하기도 전에 길에서 장벽을 느끼실까 봐 걱정이 됐다.


#채용 정보 습득 루트

'장애인 채용_모집 편'을 보면 내가 HR담당지와 야심 차게 세웠던 3가지 채용 홍보 루트가 있다. 첫 번째는 사람인, 잡코리아 등 많이 알려진 채용 사이트. 두 번째는 장애를 가진 구직자분들이 자주 찾는 커뮤니티. 세 번째는 대학교 취업센터나 장애학생지원센터.

결과부터 말하자면 총 4명의 지원자 중에 2명은 일반적인 채용사이트인 사람인을 통해 채용정보를 접했고 1명은 지인 권유, 1명은 회사 SNS을 통해 채용 사실을 알게 됐다. 면접자 중에는 우리가 야심 차게(?) 준비했던 '대학교 루트'를 통해서는 오신 분은 단 한 명도 없었다.

1차 면접자 4명 중 2명이 막 대학교를 졸업하는 학생이었다. 두 사람 모두 전통적인(?) 채용 사이트를 통해 채용 정보를 얻었다. 다른 두 분은 30대에 이미 회사에 다니고 계신 분들이었는데 이분들은 전통적인 채용 사이트 외 다른 루트로 채용 정보를 얻었다.

그렇다면 서류 지원자는 몇 명이었을까? 10명. 기존 채용에 비해 훨씬 떨어지는 서류지원자 수다.

숫자만 두고 봤을 때 채용 모집은 실패.


분명 일반전형 채용보다 더 다양하게, 더 많은 예산을 가지고 홍보를 했는데 왜 지원자는 더 적었을까? 좀 더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거의 이 3가지 안에 그 원인 있을 것이다. 첫째, 콘텐츠 제작이라는 다소 특이한 직종이기 때문에. 둘째, 장애인 분들에게 매력 없는 채용 제안 때문에. 마지막으로, 타깃 장애인 분들에게 닿지 못한 채 길을 잃은 메시지 때문에. 한마디로 과녁이 작았고, 화살도 잘 준비되지 못했고, 쏘는 방향도 틀렸던 것이다.




#지원자 모집 실패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

최대한 실제적으로 이야기해 보겠다.

비장애인에게 매력적인 채용 메시지가 장애인에게도 매력적이다.

채용 대상 장애 정도와 채용 직종 전문성을 기준으로 홍보 채널을 공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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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애인에게 매력적인 채용 메시지가 장애인에게도 매력적이다.

이번 채용 공고의 타이틀은 정확히 커뮤니케이션파트 장애인 특별전형 (계약직)이었다. 무언가 탁 걸리는 게 있지 않은가. 맞다 바로 '계약직'이라는 단어다. 우리의 채용 타깃이 이 타이틀을 보는 순간, 과연 클릭을 하게 될까? 일단 정규직으로 일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구직을 하는 경우라면 웬만하면 누르지 않을 것이다. 계약기간이 끝나면 어찌 될지 알 수 없는데 굳이 안정적인 정규직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모험을 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하고 싶은 일인데 계약직 V.S. 어느 정도 할만한 일인데 정규직

저번에 만난 장애채용 전문가는 사회초년생 장애인 분들에게 위와 같은 선택지가 주어진다면 결국 정규직을 좀 더 많이 선택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왜냐하면 많은 장애인 분들이 안정적인 직업환경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근데 잘 생각해 보니 장애여부를 떠나 정규직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너무 당연한 걸 놓쳤던 것 같다.

우리 회사의 장애 채용의 최종 목표는 좋은 분을 모셔서 정규직으로 쭉 함께 하는 것이었다. 근데 정식으로 하는 장애 채용이 최초이다 보니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1년의 수습기간 후 전환하려고 했던 것이다. 정확히 말해 1년 계약직이지만 선발된 분이 심각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웬만하면 정규직이 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채용공고 타이틀을 이렇게 하면 어땠을까? 커뮤니케이션파트 장애인 특별전형. 그리고 채용공고 내용에 '1년 수습기간(probation) 이후 정규직 전환'이라고 명시하는 것이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간절한 구직자들 상대로 말장난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채용 여부 결정자가 정규직 전환 의지가 확고하다면 위와 같은 방법이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이다.


채용 대상 장애 정도와 채용 직종 전문성을 기준으로 홍보 채널을 공략해야 한다.

회사에서 채용하고자 하는 장애인 분이 경증 장애인이고 맡길 업무의 전문성이 다소 높은 경우라면 사람인, 잡코리아 등의 거대한 채용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우리 회사가 딱 위와 같은 유형이었다. 최대한 업무의 전문성이 높았으면 했고, 가능하면 경증 장애를 가진 분을 원했다. 왜냐하면 콘텐츠 제작이라는 업무특성상 이동성 장애가 너무 심하거나, 컴퓨터를 세부적으로 다루기 힘들다거나,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다른 파트원들이 업무적 배려가 아닌 희생을 해야 할 판이었다. 그럼 차라리 채용을 안 하는 게 낫지 않겠는가. 아마 채용된 장애인분도 그렇게 일하고 싶지 않으실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업무의 전문성이 높다는 건 대졸 이상의 학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대학까지 나온 장애인 분들은 분명 자신을 '장애 전형'에만 가둬 놓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장애 전형'은 들어가는 문턱은 낮춰줄 수 있으나 타 전형으로 들어온 입사자와 동등한 회사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실제적으로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본인의 업무적 전문성으로 장애를 극복하여 일반 전형으로 채용이 되는 것이 회사 처우가 훨씬 유리하다. 그렇기 때문에 위와 같은 유형의 장애인 구직자 분들은 일반전형과 장애전형 모두 확인할 수 있는 전통적인 채용 사이트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거기에 주변 대학동료들이 처음으로 접하는 일반적인 채용경로가 전통적인 채용 사이트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전통적인 채용 사이트로 구직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가끔 장애인 채용 쪽의 전설(?)처럼 들리는 이야기가 있다. 장애를 가졌으나 비장애인과 경쟁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 지원자. 이런 분들은 대부분 높은 연봉을 주는 대기업을 골라서 들어가신다고 소문이 있다. 비장애인과 같은 업무 역량인데 장애인 의무고용제도 T.O도 채워준다면 회사 입장에서는 일석이조의 효율이 있는 것이다. 근데 모든 기업이 꼭 이런 능력자 장애인 분을 원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장애인 분들은 바리스타, 안마사 등으로 채용하는 회사처럼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업무가 철저하게 나눠져 있는 경우, 굳이 고스펙의 장애인을 채용하려고 회사는 하지 않는다. 그런 분을 모셔봤자 업무와 처우에 만족하지 못하고 금방 일을 그만 둘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회사에서 장애인 분들에게 단순 업무만 맡길 경우, 단순 업무를 문제없이 할 수 있는 중증 장애인을 경증 장애인보다 선호할 수 있다. 왜냐하면 중증 장애인의 경우, 장애인 의무고용제도 T.O의 2명분을 채우기 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분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어떤 홍보 채널을 사용해야 할까. 중증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 단순 직종을 원하는 장애인 분들을 타깃으로 채용을 하고자 한다면 주로 삼.장.사와 같은 커뮤니티나 장애고용공단 게시판 등을 공략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왜냐하면 삼장사와 같은 커뮤니티나 장애고용공단 게시판 등은 장애인 구직정보만 올라오기 때문에 장애인 분들이 본인에게 맞는 채용 정보를 빠르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통적인 채용사이트는 너무 정보가 많아서 장애인 본인에게 딱 맞는 채용정보를 찾기 위해서 1회 이상의 필터링 과정을 거쳐야 한다.


대학이나 교육 기관에 채용 추천을 요청하는 방법은 사실 도박이다.

대학이나 교육기관의 추천을 통해 장애인 분을 모시려고 한다면 1) 먼저 막 대학교를 졸업을 하려고 하거나 졸업한 지 얼마 안 된 장애인 구직자가 존재해야 한다. 2) 그리고 그 학생의 가치를 알아보고 그가 잘 되기 바라는 학교나 교육기관 관리자가 존재해야 한다. 3) 마지막으로 그 관리자에게 회사 채용담당자의 요청이 닿아야 한다.

노력 만으로 되지 않는 일이다. 3대가 선행을 베풀고 살아야 어쩌면 누릴 수 있는 행운이라고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석을 찾은 것 같다.

성공적인 채용의 조건은 무엇일까? 나는 다양한 채용 홍보 루트 개발을 통한 높은 지원율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우리가 채용하려고 하는 사람이 와줘야 성공한 것 아니겠는가. 단적으로 한 명이 지원했더라도 그 사람이 우리가 찾던 사람이면 그 채용은 성공한 것이고 할 수 있다.

이번에는 운이 좋았다. 다음 편에서는 우리가 왜 그분을 뽑게 됐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I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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