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다가 발걸음을 멈추니
하늘과 바다가 맞닿아 있고
해가 바다에 빠질 듯이
감나무의 홍시처럼
바다 위에 열렸다
나만 온 줄 알았더니
가을이 데리고 왔는지
말없이 코스모스가
낙조를 즐기고 있었고
부러운 마음에 눈을 못 뗀다
코스모스야
너는 가을 덕분에
좋은 곳에 먼저 자리 잡고
예쁘게 피어올라
일출도 낙조도 원 없이 즐기겠구나
하지만 난
사계절을 즐길 수 있으니
부러운 마음도 앉히고
낙조를 즐기는 너를 담아서
발걸음을 돌린다
아름다운 낙조보다도
귀한 바다 뻘 옆의 코스모스가
밀물과 썰물을 견뎌내며 피어올라
조화를 이루며 반겨주니
이 또한 고맙기 그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