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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민 Oct 18. 2023

낙조

가다가 발걸음을 멈추니

하늘과 바다가 맞닿아 있고

해가 바다에 빠질 듯이 

감나무의 홍시처럼

바다 위에 열렸다


나만 온 줄 알았더니 

가을이 데리고 왔는지

말없이 코스모스가 

낙조를 즐기고 있었고

부러운 마음에 눈을 못 뗀다


코스모스야

너는 가을 덕분에

좋은 곳에 먼저 자리 잡고 

예쁘게 피어올라 

일출도 낙조도 원 없이  즐기겠구나


하지만 난

사계절을 즐길 수 있으니

부러운 마음도 앉히고 

낙조를 즐기는 너를 담아서 

발걸음을 돌린다


아름다운 낙조보다도

귀한 바다 뻘 옆의 코스모스가

밀물과 썰물을 견뎌내며 피어올라

조화를 이루며 반겨주니 

이 또한 고맙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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