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아프다고 울지 마라
울고 싶거든 조금만 울고
눈물 닦고 일어서라
뒤뜰에서 뛰놀던 강아지도
네 얼글 쳐다보며 훌쩍이고
힘 빠져 축담에 드러누웠다
혹독한 추위에도
매화는 꽃망울로 알리고
뒤뜰 보리밭의 새싹 보리는
눈 속에서 쥐 죽은 듯하더니
바람 따라 머리 흔들고 일어나
밭고랑 위를 새파랗게 물들였다
푸시킨의 시구처럼
삶이 세상을 속일지라도
세상이 너를 멀리하더라도
밟히고 또 밟혀도 일어나는
저 단단한 들녘의 파란 보리처럼
두둥실 떠 오른 해에 음표를 달지
보리는 밟아야 강한 뿌리를 내리고
사람도 아프고 고통을 겪어야
넘어져도 일어서는 오뚝이가 되고
동쪽에서 뜨고 서쪽으로 지는 해에도
유심히 내 맘을 옮겨서 가다듬어 보면
뛸 때와 앉을 때 숨을 때를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