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 미정 Apr 11. 2024

내 몸에 약이 되는 것들


현장에 있는 의사분이 말씀하셨다. 몸에 자라난 병변은 칼로 도려낼 수 있을지 몰라도 일상 속의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환자들의 고통까지 말끔히 해소하는 데는 많은 한계를 느낀다고 하셨다. 

그렇다. 암세포는 잘라냈지만 환자들은 전이나 재발의 걱정이 없을 수는 없다. 

다시 무서운 암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 

수술 후 간호사님에게 제일 먼저 물었던 질문도 00 먹어도 되나요? 하는 먹는 질문이었다. 

유방암 환자에게는 콩이 안 좋다더라 우유가 안 좋다더라, 석류는 절대 먹으면 안 된다라는 설들이 있다. 

이런 경우도 있다고 한다. "선생님 저는 채식만 했는데 왜 재발이 된 거죠?"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유방암 전문 의사들은 모두 먹어도 된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콩은 유방암 환자들에 좋은 음식이라고 한다. 콩에는 여성호르몬 유사물질인 이소플라본이 들어 있는데 이 여성호르몬 유사 물질이 들어옴으로 유방암 작용을 방해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가 "커피 마셔도 되나요?"라는 질문이라고 했다. 선생님은 "마셔도 됩니다. "라고 하셨다. 대신에 커피를 오후보다는 오전쯤에 마시는 게 좋다고 하셨다. 이유는 늦은 시간에 카페인이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커피를 평생 못 마시고 살면 인생의 낙이 없는 것인데 다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궁금하다. 대체 암 환자에게는 어떤 음식이 좋은지 말이다. 그 질문에 답을 찾았다. 

"버섯이 암 재발 방지에 좋다고 하면 버섯만 먹을 거예요? 얼마 못 가 질려서 못 먹을 거예요. 편안한 마음으로 먹고 싶은 거 드시면 됩니다." 의사들의 말대로 특정 식재료가 좋다고 한다면 이 세상에 나쁜 병에 걸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의사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일반상식선에서 가공식품보다는 신선한 채소위주의 식단이 당연히 좋을 것이고 붉은 고기보다는 닭가슴살등이 더 좋을 것이다. 만약  붉은고기를 먹어야 한다면 덜 기름진 부위를 먹어야 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신선한 재료뿐만 아니라 조리방법도 중요할 것이다. 기름에 볶는 것보다는 삶거나 데쳐 먹는 것이 좋을 것이다.  

건강한 식단은 건강의 기본이다.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매일 항산화제, 파이토케미컬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 위주의 무지개색 식단을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된다. 하루 3가지 이상 다양한 색의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메가-3 지방산 함량이 높은 음식을 섭취한 여성의 유방암 발병 위험이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연어, 고등어, 청어 등 생선과 호두, 아마씨, 치아시드 등에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다. 또, 오트밀, 현미, 퀴노아, 통밀빵 등 일주일에 7회 이상 통곡물 식품을 섭취하면 유방암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한다.(코미디닷컴)


음식뿐 아니라 영양제에 대해 궁금해 유방암 주치의에게 물어봤다. 

"비타민은 먹어도 되나요?" 

"비타민은 섭취해도 되는데 보약, 한약 같은 건 절대 먹으면 안 됩니다." 하셨다. 

꼭 먹어야 하는 비타민이 있었다면 묻지 않아도 말해주었을 것이다. 혹시 나에게 더 필요한 영양제가 있을까 해서 책을 찾아봤다. 건강할 때는 어떤 것을 먹어도 괜찮지만 지금의 나는 그러면 안 된다. 잘 알고 먹어야 한다.

여러 책을 찾아본 결과 비타민 D 정도 챙겨 먹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타민 D 부족은 갱년기와 상관없이 결핍이 될수록 유방암 위험률이 증가한다고 한다.  

비타민 D는 면역력, 숙면, 우울증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칼슘대사작용으로 몸에 들어온 칼슘들이 뼈에 저장되게 만드는 역할을 하며 암의 신호체계를 방해하는 효과가 있고 유방암뿐 아니라 전립선암, 위암, 대장암 예방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있다고 한다. 

암환자는 일 년에 두 번 혈액검사를 하고 비타민 D의 혈중 농도 수치를 점검한다고 한다. 암 환자의 대부분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정상 이하라고 한다. 보통 햇빛만 잘 쐬면 비타민 D 가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혈중 농도를 높이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한다. 고함량주사로 맞을 수도 있지만 비타민D 보충제로 복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하니 빼놓지 않고 먹어봐야겠다. (열방약국 유방암 상담소 참고)


나는 왜 암에 걸렸는가. 바쁘다는 이유를 나를 돌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영양가 있게 식사를 챙기려면 시간적인 여유와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했을 것이다. 매일 바쁘게 살다 보니 영양사임에도 되는대로 먹고살았던 것 같다. 이제라도 반성하고 나에게 건강한 음식을 주려고 노력할 것이다. 

유방암의 이유 중에 비만도 영향을 준다고 나와있다. 어떤 의사는 환자들에게 다이어트해야 한다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이야기한다고 했다. 선생님의 다이어트 압박으로 다른 병원으로 바꾼 환자도 있다고 한다. 그만큼 체중관리가 중요하다. 아이를 출산하고도 체중이 많이 늘어나지 않았는데 2-3년 전쯤 친구들이 눈치챌 만큼 몸이 불어나 있었다. 나 역시 체중조절에 실패했다. 그때 체중 조절을 위해 힘써야 했었는지 그렇지 못했다. 몸이 무거워지니 더 피곤해지고 쉬는 날이면 부족했던 잠을 자느라 정신 못 차렸던 것 같다. 

"살이 쪄서 유방암이 왔나 봐"라고 남편에게 이야기하면 "그냥 재수가 없었을 뿐이야"라고 말해준다. 이제와 암에 왜 걸렸는지 따져 뭐 하겠는가 인생이란 것은 우연에 의해 결정되는 것일 뿐이다. 


<에필로그>

남편은 이 글을 읽고 "그런데 네가 아무 음식이나 먹어서 그렇게 된 게 아니야. 식습관이 나쁘지 않았어. 

네가 술을 먹니 담배를 피니, 야식을 먹는 것도 아니고 그냥 운이 나빴을 뿐이야."

라고 말해준다. 

그런 말을 들으니 그동안 잘못 살지 않았구나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다.





작가의 이전글 나의 새 가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