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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 미정 Apr 12. 2024

요즘 나의 일상

친정엄마와 시어머니는 내가 혹여라도 우울증이 올까 봐 염려하셨다.

달라진 몸으로 인해 위축되진 않을까 싶었나 보다. 친구의 친구가 1년 전에 유방암에 걸렸는데 그 친구는 다른 친구들과 연락도 다 끊고 지낸다는 말을 했다. 그러면서 "미정아 너는 예전이랑 똑같아서 참 좋아"라고 울먹이며 이야기했었다. 그렇다. 나는 여인들의 걱정과는 달리 씩씩하게 잘 지낸다. (많이 울긴 하지만 말이다.)

집에만 있으면 살이 더 찔까 싶어 날이 좋지 않아도 걸으러 나간다. 최소 만보 걷기는 나와의 약속이다. 햇빛을 쬐며 걷다 보니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나와 정신적으로 건강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운동은 체중 유지뿐 아니라 면역 체계 기능 강화를 강화하고 에스트로겐과 혈당 수치를 낮춰 유방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신체적으로 활동적인 여성이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여성에 비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무려 25%나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동네를 가볍게 산책하고 몸을 크게 움직여 청소를 하는 등 일주일에 5일, 30분 정도의 적당한 신체활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변화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코미디닷컴 참고)

걷기는 정말 최고의 운동인 것 같다.

우리 부모님은 나이가 들수록 두 분이 더 건강해지는 것을 느낀다.(두 분은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다.) 건강의 비법은 햇빛을 쬐고 많이 움직여서 일 것이다. 그러다 보면 숙면으로 이어질 것이다.

잠을 잘 자는 것이 다음날 컨디션에 많은 영향을 준다는 것을 입원 당시 많이 느꼈었다. '숙면'도 나에게는 큰 숙제이다. 당뇨가 있었던 엄마도 농사 3년 차에 병원에서 당뇨약을 안 먹어도 된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체중도 빠졌다.) 나이 들면 당연히 혈압도 생기는데 두 분은 혈압도 정상 범위에 들어왔다고 했다. 이처럼 땀 흘리는 노동은 건강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아파보니 사무직 직업이 몸에는 별로 안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나중에 은퇴한 신랑과 부모님처럼 농사를 짓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퇴근하고 집에 오면 오후 3시 쯤되는데  '오늘 피곤했으니깐 달달한 커피 한잔 정도 마셔줘야지' 하며 군것질등을 합리화했다. 하지만 이제는 달달한 음료와 군것질을 멀리한다. '꼬르륵'소리가 나도록 배를 비우기도 한다.

비만은 유방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고 한다. 연구에 따르면 폐경 후 체중 증가가 유방암 위험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인 경우 유방암이 신체 다른 부위로 쉽게 전이되고 치료 후 암이 재발할 가능성도 커진다고 한다. 이는 체지방, 특히 복부 지방을 줄이고 건강한 몸무게를 유지하면 유방암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체질량 지수(BMI)'가 30 이상이면 비만, 25~29.9이면 과체중으로 본다.(코미디닷컴 참고)


다이어트의 90%는 식단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요즘은 다이어트식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그중 양배추 요리에 빠지게 되었다. 구하기도 싶고 저렴하기도 하고 항암효과까지 있다고 하니 안 먹을 이유가 없다. 또한 주 3회 이상 양배추를 먹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72%나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양배추의 영양성분은 양배추의 속으로 들어갈수록 높아지며, 심지 부위에는 특히 위장에 좋은 비타민 U 성분이 가장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네이버 지식백과 참고)

양배추로 샌드위치도 만들어 먹고 와플을 만들기도 한다. 밥 먹기 전 샐러드로 먹어보기도 하고 양배추덮밥을 먹기도 하면서 양배추와 사랑에 빠졌다. 양배추 채 칼을 이용하면 쉽게 손질할 수 있다. 물기를 잘 뺀 후 냉장고에 넣었다 필요할 때 꺼내 먹는다. 이중 가장 맛있는 양배추 요리를 뽑으라고 한다면 양배추덮밥인 것 같다. <나 혼자 산다>의 조규현 님이 알려주신 레시피인데 아주 간단한데 맛있기까지 하다.

재료는 양배추, 계란, 참치가 필요하다. 조리방법은 기름을 팬 참치를 프라이팬에 볶고 채 썬 양배추를 넣고 함께 볶아준다. 그리고 참치액, 저당 굴소스를 1T씩 넣어주고 가운데 계란을 넣고 반숙으로 익혀 밥에 올려 비벼 먹으면 되는데 비주얼은 엥? 이게 맛있다고?  싶을 수도 있는데 먹어보면 안다. 심지어 간도 잘 맞아서 맛있다. 맛의 비법이라면 참치액과 굴소스가 들어가서 일 텐데 이 둘은 맛없을 수 없는 조합이다.

팁이 있다면 나는 매번 반숙해 먹기가 귀찮아서 계란을 넣지 않고 먹을 때도 있고 스크램블에그로 만들어 섞어 먹기도 한다. 다이어트식에 관심 있는 분들은 꼭 한번 만들어보셨으면 좋겠다.

다음으로 자주 먹는 양배추요리는 샌드위치이다. 이것도 계란과 양배추, 치즈만 있으면 된다.

채 썬 양배추에 계란을 깨 넣고 소금과 후추를 뿌려 섞어준다. 달궈진 팬에 계란물에 흠뻑 적은 양배추를 넣고 구워준다.(사각형 모양으로 구워주면 더 좋다.) 따뜻하게 구운 호밀식빵에 계란양배추를 올리고 그 위에 피자치즈까지 넣어 준다. 피자치즈가 녹을 수 있게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워주면 완성이다. 피자치즈 때문에 속세의 맛이 살짝 있지만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샌드위치다. 식빵 한쪽만 먹어도 포만감이 장난 아니다. (빵에 스리라차 소스 발라서 양배추 올려도 좋다.)

다이어트 식은 맛있어야 하고 질리지 않아야 하며 만들기도 편해야 하는데 이 세 가지 조건에 안성맞춤인 음식이다. 양배추를 이렇게나 좋아하다 보니 나이 들어서는 양배추 농사 당첨이다!


<에필로그>

수술하기 전에 "송미정 님 키와 몸무게 어떻게 되시죠?"라고 간호사가 묻는다.

집에 체중계가 있는데 고장난지 몇 년이 되어 체크해보지 못했다. 병원에서 몸무게를 확인하고는 깜~~~ 짝 놀랬다. 크게 말할 수 없는 키와 몸무게이다. 신랑이 들을까 싶어 간호사의 귀에 작게 이야기한다.

이번에 드디어 고장 난 체중계는 버리고 새로운 체중계를 들여놓았다. 다이어트식으로 조절하고 만보 걷기를 실천한 지 한 달째  저녁이면 배가 고파 괴로워진다.

불행히도 아직도 체중의 변화는 없다.

또 고장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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