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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 미정 Jun 01. 2024

눈 뜨자마자 당근라페!

건강에 관심이 많은 요즘 이번에 꽂힌 식재료는 당근이다.

당근을 매일 한 개씩만 먹으면 피부도 좋아지고 염증에도 좋다고 유튜브 선생님들이 말한다. 당근을 생으로 먹는 것보다는 기름에 볶아 먹는 게 더 좋다고 하고 당근과 사과를 함께 먹으면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하는데 기름에 볶아 먹는 건 맛없고,  갈아먹는 건 많이 먹을 수 있지만 주스로 만들어 마시는 건 건 영 내 스타일이 아니다. 몸에 좋다는 걸 알아 아침마다 사과와 당근을 먹고 있지만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당근을 많이 먹을 수가 있을까 고민하다 떠오른 그 단어, 그렇지! 당근라페를 만들어야겠다.

당근라페는 작년에 한동안 유행 음식이었다. 당근라페를 이용한 음식들이 블로그에 많이 나와 있다.

음식을 만들려고 보면 식재료가 늘 없다. 전날 밤 욕망 바구니에 당근을 집어넣는다.

당근만 넣으면 최소 금액이 맞질 않아 저지방 우유도 한팩 넣는다. 요즘엔 우유를 마셔도 되는지 고민이다. 우유가 암 환자에게 안 좋다는 이야기가 있어 먹기가 영 찝찝하다. 우유는 포기해도 치즈나 라테는 빵은 어쩌란 말인가. 우유만 안 먹는 것도 참 힘든 일인데 말이다. 그나마 요즘은 대체 음식들이 잘 나와 있어 괜찮지만 말이다. (정말 괜찮은가?ㅠㅠ)

그러다 a2단백질이 들어있는 우유는 괜찮다고 해서 장바구니에 넣어본다. 사실 a2 우유도 좋은지 모르겠다. 아예 안 먹을 수 없으니 한번 구입해 봤다. 식생활을 조금씩 바꾸려고 노력 중인데 먹는 습관 고치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 건강하게 사는 것이 이렇게 많은 노력을 요하는 것인지 몰랐다.

한번 사는 인생,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장바구니 안에 있는 당근을 꺼내 깨끗하게 씻어준다. 껍질에 좋은 영양성분이 있다고 하는데 아무리 깨끗하게 씻어도 껍질까지는 찝찝해서 먹질 못하겠다. 사과도 껍질채 먹지 못하겠다.



필러로 껍질을 싹싹 밀어내고 채 썰 수 있는 다른 필러를 이용해서 당근을 밀어준다.

당근라페를 만들기 위해 다이소에서 구입했다.

금방 한가득 얇은 당근채가 밀려 나온다. 주황색이 눈이 부시다. 당근 500G 정도만 만들어준다.

얇게 채 썬 당근을 소금에 잠시 절여둔다. 짜지 않게 조금만 넣어준다. 10-20분 정도 지나면 물이 나온다.

물기를 꼭~~~ 짜준다. 팔이 좀 아파서 물기를 짜는 게여간 힘든 작업이 아니다.

팔은 아프지만 최대한 수분이 없게 만들고 싶다. 질퍽한 건 딱 질색이니깐.

느려도 조금씩 천천히 꼭꼭 정성을 다해 짜낸다. 생각보다 물이 많이 나온다는 사실.

당근라페는 물기를 짜내는 것만 해내면 다음 단계는 무지 쉽다. 이제 황금레시피를 이용해서 당근라페를 만들어낸다.


올리브유 레몬즙, 알룰로스, 홀그레인머스터드만 들어가면 끝이다.

여러 레시피에서 화이트와인을 넣으라고 하는데 없으면 레몬즙 넣어주면 충분하다.

잘 섞어 하루 숙성하고 내일 먹으면 완벽한 당근라페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다음날 눈 뜨자마자 당근라페!!! 를 외치면 벌떡 일어났다.

당근라페를 이용해서 김밥을 만들 것이다. 김밥은 왜 그렇게 맛있나 모르겠다.

당근김밥의 재료는 김밥김, 계란, 그리고 당근라페만 있으면 충분하다.

그럼 계란을 지단으로 만들어준다. 김밥 2줄에 계란 3개 계란이 충분히 들어가야 맛있다.



지단으로 척척 붙여주고 한 김 식혀 채로 썰어준다. 김밥김에 밥을 얇게 깔고 계란과 당근라페를 양껏 올려준다. 돌돌 말아 썰어주면 완성이다. (당근라페 500G이면 김밥 4줄 나온다.)

새콤하면서 씹는 맛이 좋은 당근김밥이다. 회사에 있는 신랑에게 당근김밥 사진을 전송했다.

사진을 본 신랑이 당근김밥이 아니라 계란김밥인 줄 알았다고 했다. 본인도 먹고 싶다며, 오늘은 칼퇴한다고 답장이 왔다. 신랑을 위해 당근김밥을 또 만들었다. 신랑이 먹어보더니 "이런 김밥 맛은 처음인데 꽤 괜찮은데."라고 했다. 과식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김밥 2줄 이상을 순식간에 먹어 치웠다.

당근라페 김밥으로 당근 하루 먹어야 하는 할당량을 다 채웠다.


다음날 눈 뜨자마자 나는 또 당근라페!!! 를 외치면 벌떡 일어났다.

어제 다 먹었기 때문에 오늘도 채칼로 쓱쓱 당근을 민다. 이번 당근라페로는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을 것이다.

하루 숙성해야 훨씬 맛있기 때문에 꾹 참아준다.


체중이 단 1g도 빠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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