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을 만드는 중이다.
암에 걸리고 회사를 그만두니 여유시간이 많아졌다. 남는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기 아쉬워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들을 생각해 봤다. 그중 전자책은 늘 마음속에만 품었던 버킷리스트의 하나였다.
그러다 여성인력센터에서 하는 <한 달 안에 전자책 만들기>라는 좋은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
두 달 정도 브런치에 매일 발행한 암에 걸린 나의 마음을 묶어서 전자책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부풀어 올랐다.
하지만 <한 달 안에 전자책-한나전>의 교육을 들으면서 유방암의 나의 에세이 형식은 전자책의 좋은 주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럼 내가 할 수 있는 다른 주제는 뭐가 있을까 고민했다.
그러다 나의 블로그가 생각났다.
요리를 주제로 2년 넘게 열심히 포스팅 중이다. 블로그에 있는 전체 요리로 하기에는 범위가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맨 처음에 생각해 낸 주제가 <초스피드 아이 간식 만들기>였다.
<한나전>에는 매주 과제를 내주신다. 과제는 내 전자책 기획서를 작성하는 것이었다. 기획서를 작성하다 보니 저자인 나와 책의 주제가 일맥상통하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다른 요리 전자책은 어떤 주제로 글을 썼나 가 궁금해졌다. 다른 사람들의 전자책을 보며 정보를 수집하다 최종 주제를 결정했다.
바로 <저염간장으로 만드는 일주일 우리 집 밥상>이다.
그동안 나름 저염, 저당 전문가로 강의도 하고 티브이에 까지 출연한 것을 바탕으로 책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제가 확실히 정해지니 목차는 저절로 나오게 된다. 그동안 열심히 포스팅한 사진들을 모아보고 글을 다시써 본다. 작성한다. <한나전>에서는 매주 주는 과제를 열심히 하다 보니 책 만들기의 반은 완성이 되어있었다.
만들면서 느끼는 점은 모든 것은 내가 만들어한다는 것이다. 누구도 나 대신 글을 써주지도 않고 표지를 만들어주지 않는다. 전자책을 완성하는 것은 오롯이 내 몫이 된다는 것이다.
만들고자 했던 마음이 흐지부지 되지 않도록 수업은 끝났지만 전자책 만들기를 계속한다.
모든 목차의 내용은 완성이 되었는데 딱 한 가지 궁중떡볶이만 없었다.
오늘은 그 마지막 퍼즐 '궁중떡볶이'를 만들어볼 것이다.
재료는 떡과 몇 가지 야채, 그리고 고기가 있어야 하고 각종 양념이 필요하다.
궁중떡볶이를 만들려면 떡을 한번 뜨거운 물에 데쳐야 한다. 그래야 양념이 잘 스며들기 때문이다.
궁중떡볶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버섯이 들어가면 더욱 좋다. 버섯도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준다.
궁중떡볶이는 돼지고기 다짐육이나 잡채용 혹은 소불고기를 넣어서 만드는 것인데 프랜차이즈 떡볶이 집에서 차돌박이 올린 떡볶이가 생각나 집에 있는 차돌박이를 올려줄 참이다.
썰어둔 야채를 기름을 두르고 한번 볶아주고 차돌박이도 따로 구워준다.
만들어놨던 황금비율의 양념을 부어주고 나머지 재료를 넣고 한번 볶아주면 완성이다.
황금 비율의 간장 양념만 있다면 떡볶이 만들기는 전혀 어렵지 않다.
떡볶이 위에 구워주었던 차돌박이까지 올리면 완성이다.
완성해 놓고 보니 파채를 올렸다면 보기에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좀 남지만
그래도 꽤 근사하다. 비주얼만큼 가족들의 반응도 좋았다.
다들 맛있다면서 잘 먹는 모습을 보니 우리 집의 요리사로서 어깨가 으쓱했다.
저염으로 만들었지만 전혀 맛이 떨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떡볶이만 먹으면 탄수화물만 먹게 되는데 고기와 버섯까지 올라가니 영양적으로 근사한 요리이다.
드디어 마지막 퍼즐 궁중떡볶이까지 완성하였다.
같은 수업을 들은 분들이 요리책에 과정사진이 많으면 보기가 더 어렵다고 하는 꿀팁을 주셨다.
복잡하지 않게 글과 사진을 조금씩 다듬어 가을이 오기 전까지 완성하고 싶다.
맛있는 궁중떡볶이 황금비율이 궁금하시다면 제 전자책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