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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 미정 Jul 04. 2024

서진이네 뚝배기-My style

내가 정말 좋아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신서유기, 강식당, 윤식당, 윤스테이, 지락실, 서진이네 까지

정말 정말 사랑한다. 신서유기가 할 때는 아이가 어릴 때였다. 온전히 신서유기에 집중하고 싶어서 

신랑에게 무조건 금요일은 신서유기 하기 전에는 무조건 퇴근해서 아이를 봐달라고 할 정도였다. 

신서유기부터 서진이네 까지는 봐도 봐도 왜 이렇게 재밌는지 모르겠다. 

이번에 방영한 지락실을 아이와 배를 잡고 웃으면서 봤다. 신서유기 할 때는 신생아였던 아이가 이제는 지락실을 같이 볼 나이가 되었다니. 세월이 참 빠르다. 

요리 블로거로 활동하지 않을 때는 강식당이나 윤식당, 윤스테이에 나오는 음식들을 화면으로 보고 그냥 그렇구나 정도로 생각했다. 내가 직접 만들어보진 않고 프로그램으로 많이 유명해진 음식들은 단체급식에 '신메뉴'라는 이름을 걸고 제공한다. 음식을 개발하는 것까지는 어렵지만 방송에 나온 음식들을 제공하면 사람들이 재밌어하고  반응이 좋았다. 하지만 텔레비전에 나왔다고 무조건 제공할 수 없다. 우리 식당에 맞게 대량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하고 맛도 좋아야 한다. 너무 특색 있는 메뉴를 내면 그날은 망함이다. 그저 대중적인 것이 제일 낫다. 

요즘은 서진이네 2가 방영 중이다. 아이슬란드로 가서 소꼬리곰탕과 갈비찜, 돌솥비빔밥을 파는 것인데

추운 나라에서 따뜻한 곰탕을 판다니... 한국은 날씨가 더운데 아이슬란드의 찬바람 부는 것을 보니 왠지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사실 바람 부는 밖의 모습은 많이 나오지 않는데 그저 소꼬리곰탕을 만드는 것만 많이 나오는데도 시원해지는 느낌이 든다. 

요리블로거이다 보니 이런 음식들은 빨리 만들어 포스팅을 올려야 조회수가 많이 나온다. 

아니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늘 그렇듯 대체적으로 이렇게 준비한 건 헛다리 짚을 때가 훨씬 더 많긴 하다.(나는 참으로 촉도 없는 것 같다.)

이 더위에 소꼬리곰탕은 절대 못 만들고 돌솥비빔밥 정도는 만들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비건 음식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냉장고에 콩나물 무친 것과 엄마표 오이지무침도 있으니 비빔밥은 쉽게 완성될 것이다. 

서진이네 돌솥비빔밥의 킥은 바로 약고추장이다. 고추장 만들면서 최우식 님과 박서준 님이 끝나지 않는다며 괴로워하는 장면이 나올 정도로 고추장에 재료도 많이 들어가고 시간도 많이 걸렸다. 

양이 많아서 더 그럴 수도 있다. 서진이네 재방송을 보다 약고추장 레시피가 나와서 사진을 찍어두었다. 


손이 가장 많이 가는 약고추장을 먼저 만들어 볼 것이다. 

토마토와 파프리카, 버섯 대파를 작게 썰어준다. 양파를 또 안 사 와서 또 못 넣었다. 마트 갈 적마다 양파의 존재를 왜 맨날 잊어버리는지 모르겠다. 

토마토와 파프리카는 껍질을 벗겨 사용한다. 껍질채 먹으면 영양적으로 더 좋겠지만 먹을 때 껍질이 씹히는 건 좀 별로이다. 



강원도에서 농사짓는 부모님이 보내준 싱싱한 토마토와 파프리카를 넣고 

이번에 새로 산 저당 고추장과 갖은양념을 넣는다. 서진이네에서는 토마토와 배음료를 넣고 믹서에 갈아서 사용하지만 나는 양이 적어서 냄비에 넣고 걸쭉해질 정도로 끓여주었다. 



탈 수 있기 때문에 신경을 곧도 세우고 만들어주었다. 외국인들이 비벼 먹기 어려울까 밥을 미리 고추장에 비벼 놓는다. 나도 똑같이 따라 약고추장에 밥을 비벼준다. 

비빔밥에 올린 야채 몇 가지 더 만들어 준다. 당근과 버섯을 채 썰어 볶아 고명으로 더 올려줄 것이다. 

당근은 간을 하지 않고 기름에만 볶아주고 버섯은 맛간장을 살짝 넣어 약간의 간을 해준다. 

뚝배기에 밥을 올리고 오이지무침, 콩나물무침, 당근, 버섯볶음을 차례로 올리고 불을 켠다. 

따닥따닥 소리가 날 때까지 기다려준다. 그러면 살짝 누룽지가 된다. 돌솥비빔밥 먹을 때 살짝 누린 밥이 맛있기 때문에 약 5분 정도 불을 조절하며 기다린다.


이제 됐다. 앞에 하두 서있었더니 땀이 줄줄 난다. 과연, 짜지 않게 됐을까 궁금하다. 

누룽지는 얼마큼 되었을까 궁금했다. 야채와 밥을 비벼본다. 

뚝배기도 뜨거운데 비비는 게여간 어려운 작업이 아닌데 확실히 밥이 비벼져 있으니 편했다. 



어머! 

짜지도 맵지도 않게 맛있는 비빔밥이 완성되었다. 

샌드위치, 비빔밥은 어떻게 만들어도 맛있는 음식이 맞긴 하는데, 이건 정말 너무 맛있다. 

땀내며 요리한 수고로움이 보상되는 맛이다. 

먹다 말고 신랑에게 사진을 전송한다. 나만 알고 있기 아쉬운 맛이다. 

서진이네 레시피로 했지만 나만의 스타일로 만들어 봤는데 이번에도 역시 성공이다!

역시 나는 멋진 요리블로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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