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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 미정 Jul 20. 2024

땅콩빵과 내마음

오늘 글을 쓰지 않으면 내일은 쓸 수 있을까. 

언제 글을 발행하고 게으름을 피웠나 보니 벌써 삼일전이다. 

분명 두 달 전쯤엔 매일 글을 쓰다 이틀에 한 번씩으로 내 마음과 타협을 했다. 

오늘도 똑같은 이유로 내 마음과 타협하고 싶다. 

글쓰기 버튼을 누르고 아무것도 없는 내 마음과 같은 하얀 화면을 바라보며 나는 음식에 대한 글을 쓰는 

사람이니 무슨 요리에 대해 쓸까 한참 고민한다. 요 근래 남은 가지로 가지전을 해 먹었는데 

가지덮밥 글을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아 가지전은 탈락이다.

'여름에 어울리는 시원한 음식은 없나.' 하면 블로그의 사진을 찾는다. 아무리 밑으로 내려보아도 

시원한 음식은 하나도 안 나온다. 


'오늘 쓰지 못하면 내일도 쓰지 못하는 것'이라는 마음의 소리를 하얀 화면에 적는다.

이렇게 한 줄 쓰고 나니 너무 평범해 아무에도 말하지 않는 내 마음의 소리가 줄줄이 나온다.

(문제는 주제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

암에 걸리고 일찍 누우려고 노력하는데 시간이 벌써 많이 늦었다. 

늦었지만 한 줄이라도 써야 한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나와의 약속이다.

누가 그 약속을 안다고 노트북 뚜껑 덮도 침대에 가서 소설책이나 읽다 자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다.

하지만 한 줄을 쓰기 시작하면 뭐가 됐든 끝을 맺을 수 있다. (다음날 읽어보면 엉망인 글들도 있다.)


어제,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정보가 있어 들어갔다가 요리경연대회를 보게 되었다. 

주제는 '저당간식 만들기' 나는 유치원 영양사를 하고 있어서 우리 유치원의 아이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대량으로 만들 수 있는 간식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욕구가 일렁였다. 

유치원 아이들은 점심을 먹고 간식을 먹는데 그때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떡볶이, 국수, 핫도그, 소떡소떡, 스파게티, 그리고 잼샌드위치를 선호한다. 비선호 메뉴로는 단호박찜, 휴게소알감자조림, 과일샐러드 등이 있다. 다양한 음식을 먹이고 싶은 영양사의 마음도 있고 맛있는 걸 주어서 기쁘게 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 참 어렵다. 요즘에는 저당 소스뿐 아니라 저당 이스트? 도 있다고 들었다. 

이렇게 잘 나오는데 저당 요리경연대회가 쓸모가 있는 것인가 혼자 생각을 해본다. 그러다 간단한 빵 만들기 레시피를 찾아본다. 예전에 한번 만들었던 땅콩빵을 찾았다.

노밀가루, 노오븐이라 만들기에 부담이 없다. 

땅콩빵은 편스토랑의 이정현 님의 레시피이다. 너무 간단해서 10분이면 빵이 뚝딱 완성된다. 


땅콩 100G이 닭고기 보다 더 많은 단백질 함량을 갖고 있는 고단백, 고지방 식재료이다. 

아침 공복이나 오후 간식으로 적당량을 섭취 시 포만감을 높여줘서 다이어트와 혈당조절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귀한 식재료이다. 365일 다이어터인 저에게 딱 맞는 간식이다!!

단백질도 풍부해 딸이 학교 다녀오면 좋은 간식이 될 것 같다. 

땅콩, 계란, 버터를 믹서에 모두 넣고

(자세한 레시피-땅콩 200G, 계란 3개, 버터 20G)

소금 한 꼬집, 꿀 3T를 넣고 믹서기에 돌려주면 반죽은 완성이다.

전자레인지 용기에 반죽을 담아 8분 돌려주니 완성이다.

촉촉한 느낌의 빵은 아니지만 땅콩의 고소함이 진하게 나서 좋았다. 

한 김 식어도 맛있었다. 한 조각만 먹어도 배가 든든하다. 

학교 다녀온 딸도 우유랑 한입 먹고 학원 갔다. 별 다른 코멘트는 하지 않았다. 

아이들 입맛 맞추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닌 것 같다. 


할 일이 많아 리스트를 포스티잇에 적어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 둔다. 

리스트 마지막에는 '부지런히 하자'라고 적어두었다. 

오늘은 주말인데 해야 할 일들을 부지런히 해냈다. 리스트 하나 지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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