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관두고 재미난 일을 많이 하고 있다.
요즘은 정말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사는 것 같다. 운도 좋게 원하는 일들이 착착 잘된다.
블로그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그전엔 그렇게 안되던 리뷰어 체험에 어쩐 일인지 술술 당첨되어 방학한 딸이랑 맛있는 거 많이 먹으러 다닌다. 딸이 방학 안 했으면 어쩔까 싶다.
그리고 여러 업체의 서포터스를 하고 있는데 그 때문에 매달 맛있는 음식과 식재료들이 배달된다.
거기에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까지. 암에 걸리고 영양사와 강의는 못하고 있지만 다른 재밌는 일들을 하면서 나름 열심히 살고 있다. 블로그 할 때 신랑이 내 등뒤에서 돈도 안 되는 일 하고 있다며 놀리곤 했는데
지금은 대단하다고 하진 않지만 놀리지도 않는다.
홍보하는 서포터스 활동을 진심으로 열심히 하니 학교에서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일등도 여러 번 해서 덤으로 선물도 많이 받는다. 이렇게 행복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영양사를 그만두면 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또 다른 일들이 펼쳐지고 있다.
일을 관두면서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씩 도장 깨기처럼 하고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전자책을 쓰는 것이었다. 전자책을 쓰고 승인을 받고 작가가 되었다. 브런치 작가가 됐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작가가 되니 네이버 인물에 검색이 될 수 있게 되었다. 별별 일들이 많이 벌어진다.
또 꼭 하고 싶은 일은 펀딩과 이모티콘 작가이다. 펀딩이 될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더 어렵게 느껴진다.
이모티콘 작가도 말이 안 되는 일이다. 그래서 이것 또한 엄두가 안 난다.
엄두가 안 난다면서 태블릿은 덜컥 구매했다. 그림은 단 하나도 그리지 못하고 있는데 말이다.
괜히 샀다... 싶다...
자기 전 '오늘 하루 열심히 살았나?'나에게 묻는다. 그럴 때, '당연하지'라는 대답이 나오지 않으면 하루를 허투루 보낸 것 같아 마음이 불안하다. 영양사를 지금 당장 할 마음도 없으면서 구인란을 들락 거린다. 이렇게 사는 게 좋은데 앞으로 일 하지 않고 쭉 이렇게 놀고 있을까 봐 걱정이다. 밤이 되니 이런 쓸데없는 걱정도 한다.
이렇게 마음이 불안할 땐 그동안 해왔던 내가 이뤘던 일들을 (남들이 보기엔 하찮을지라도) 위에 적었던 일들을 생각한다. 썩 대단한 일들도 아니지만 나름의 위안을 삼는다.
하지만 불안을 낮추는 최고의 주문은 "다 괜찮다. 이만하면 행복하다. 평안한 하루 감사합니다."라고 생각하면 불안했던 마음, 남과 비교했던 내 마음에 평화가 찾아온다.
그리고 다음날이 되면 또다시 불안이 가 고개를 든다. 불안이 뿐 아니라 부럽이와 소심이가 함께 나온다.
인사이드 아웃은 공상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내 머릿속에 현실이다.
오늘은 불안이 가 나오지 못하게 계획한 To do list 들을 하나씩 지워가며 바쁘고 열심히 살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