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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밥상

랜치소스만들기

by 송 미정

작년 주말 아침엔 눈 뜨자마자 라면을 끓여 먹었다.

라면이 먹고 싶어서 전날 밤부터 설레었었다.

라면의 종류는 왜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종류가 많으니깐 질리지도 않는다.

건강에 별 상관없이 , 별 관심 없이 건강에 자만하면서 살아왔다.

피곤은 누적되고 운동은 하지도 않고 그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았다.

그중 가장 자신만만했던 건강이 무너지고 삶을 다시 리셋하는 중이다. 암이라는 것은 내 인생에 절대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역시 '절대'라는 것은 없었던 것이다. 암이라는 것은 어쩌면 교통사고와도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예기치 못한 사고.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하기로 한다.

내 나이 만으로 40살인데 아직 살날이 훨씬 많이 남았다. 암으로 더 이상 고통받고 싶지 않다.

요즘은 내가 암환자였나 싶게 잘 지내고 있지만 가슴의 상처와 불편함이 암환자인걸 잊지 말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불가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가공식품을 그렇게 먹었는데 요즘에는 그렇게 좋아하는 과자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아예 안 먹기는 어렵지만 횟수를 좀 줄였고 매일 한 시간 넘게 운동을 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먹는다.

아침에 일어나면 따뜻한 물로 양치를 하고 사과나 토마토를 썰어서 먹는다. 이렇게 먹다 보니 이젠 안 먹는 게 이상하고 좋아하지도 않던 토마토를 매일 먹게 되었다.

그러면서 우리 집 밥상이 달라졌다. 식사 전에는 무조건 토마토나 야채를 먼저 먹고 밥을 먹는다.

내가 그렇게 하니깐 가족들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었다. 주말 아침엔 무조건 라면을 먹던 우리 집 밥상이 달라진 것이다. 토마토를 별로 안 좋아하는 신랑이 가장 좋아하는 토마토 맛있게 먹는 방법은 바로 랜치소스에 찍어먹는 방법이다. 나는 토마토에 꿀만 뿌려 먹어도 맛있는데 신랑은 별로라고 했다. 그러다 요거트를 이용한 랜치소스를 만들어 주었는데 맛있다며 잘 먹는 것이었다,

랜치소스 만드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꾸덕한 그릭요거트를 준비한다. 그릭요거트에 마요네즈 꿀 레몬즙 소금 후추를 넣어 섞어주면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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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를 해야 하니깐 저칼로리 마요네즈로 넣어준다.

과일에 찍어 먹어도 맛있고 샐러드에 찍어먹어도 아주 별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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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르륵 흘러내리는 드레싱 소스는 아니고 찍어먹기 좋은 소스이다. 만약 주르륵 흘러내리는 걸 원하면 꾸덕한 요거트 말고 요구르트 같은 질감의 요구르트를 구입하면 좋다. 요거트는 다이어트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늘 샀던 식재료 중에 하나이다.

다른 사람들은 그릭요거트에 빠져서 잘만 먹는다고 하는데 나는 이렇게 먹어도 저렇게 먹어도 요거트의 맛을 몰랐는데 이번에 확실히 맛있는 걸 알게 되었다.

앞으로도 우리 집 밥상이 지금처럼 건강하게 유지되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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