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당뇨 진단을 받고 식단을 조절하기 시작했다. 한 달도 안 됐는데 체중이 10킬로 가까이 빠졌다.
이 변화는 내게 뜻밖의 동기부여가 되었다.
오랜만에 체중계에 올라섰다. 결과를 보고 말문이 막혔다.
‘세상에, 이럴 수가.’
내가 생각했던 숫자보다 훨씬 높은 수치가 화면에 떠 있었다.
나는 곧장 챗GPT에게 물었다.
“일주일에 1킬로 뺄 수 있을까?”
예상대로, 대답은 정석이었다.
“식단 조절과 적당한 운동을 병행하면 가능합니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다짐했다.
단음료와 과자를 끊기로 말이다.
진짜 단음료도 안 마시고, 과자도 입에 대지 않았다.
하지만 체중은 100그램도 줄지 않았다.
나는 분명 참았고, 나름 노력했는데 그런데 아무런 숫자의 변화도 없었다.
뭐 체중의 변화가 있어서 동기부여가 되면서 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 생길텐데 말이다.
(그런데 나는 정말로 단음료만 과자만 안먹었다. 이것만 끊여서는 안되는거였는데 말이다.)
어쩌면 나는 지금까지 ‘나 진짜 별로 안 먹는데 살이 안 빠져’라는
말도 안 되는 착각 속에 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돌이켜보면, 나는 늘 간식을 입에 달고 살았다.
“이건 다이어트 간식이니까 괜찮아.” 그렇게 핑계를 대며, 밥은 조금 먹으면서
쉬지 않고 무언가를 계속 먹고 있었던 것이다.
살은 참 쉽게 찐다. 그런데 100그램을 빼는 건 왜 이렇게 고통스럽고 지루하고 인내를 요구한다.
다이어트는 운동보다 식단이 우선이라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릴때 다이어트 많이 해봤지만 식단을 열심히 조절한 적은 없었다.
중년이 되고 보니 식단을 조절하지 않으면 살이 절대 빠지지 않는다는것을 느꼈다.
먹고 싶은걸 못먹고 참는것은 정말 정말로 힘든일이다.
요즘 다이어트 나의 식단은 단출하다.
아침엔 그릭요거트에 계란 하나 점심은 평소 먹던 양의 절반만.저녁은 배추찜이나 샐러드. 간식은 없다. 제로 칼로리 음료도 제한했다.
신랑은 말한다.
“계속 배고파야 살이 빠지는 거야.” 그래서 공복을 즐겨보려고 했다.
하지만 그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배가 고프면 예민해지고, 예민하면 짜증이 난다.
그러다 문득, 이렇게 생각했다.
‘그래, 행복하면 그건 다이어트가 아니야.’
이번엔 조금 독하게 해보고 싶다.
내 마음처럼, 내 체중도 조금은 눈치껏 내려가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