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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네

아주 사적인 다이어트 일기

by 송 미정

다이어트를 시작한 지 어느덧 한 달.

단맛과 이별하면 살이 훅 빠질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때마침 남편이 당뇨 진단을 받아 식단 조절이 필요해졌고, 나 역시 자연스럽게 그의 파트너가 되었다.
다이어트의 90%는 식단이라고 했다. 식단 조절 열심히 하면 일주일에 1kg씩은 가뿐히 빠질 거라 믿었다.
하지만 역시나 체중계 바늘은 생각보다 더디게 움직였다.


<나의 식단 기록>

-아침
그릭요구르트, 치아시드, 알룰로스, 당제로 시리얼 + 구운 계란 1개
혹은 사과 반쪽, 땅콩버터, 구운 계란 1개

-점심
일반식이지만 밥은 반 공기만

-저녁
오리훈제 포케, 토르티야 샌드위치
혹은 사과 반 개, 토마토, 계란 샐러드

여기에 하루 1.5리터의 물.
간식은 철저히 금지.
“인내와 절제”라는 단어가 내 하루를 지배했다.


오늘은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난 날, 첫마디가 이랬다.

“미정아, 너 살 좀 쪘다?”
“그러게, 다시 보니 진짜 살 올랐네.”

와… 충격이었다.
나는 분명 살을 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타인의 눈에는 달라 보이지 않았던 거다.


솔직히 말하면, 체중계에 올라가 본 지 1년이 넘었다.
내 몸무게지만 그 숫자가 두려웠다.

지금은 다르다. 매일 아침 체중계에 올라가 확인한다.
식단을 지킨 날인데도 늘어나는 몸무게에 좌절하기도 하고,
망했다 싶던 날인데 전날과 같은 숫자에 안도하기도 한다.

매일 체중계 숫자에 일희일비한다.


그래도 한 달 동안 나는 2kg을 감량했다.

숫자만 보면 작은 성과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다.
급하게 예쁜 몸을 만드는 다이어트가 아니라,
건강한 식습관을 기르는 과정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 달에 1kg만 빠져도 1년이면 12kg.

조급해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나만의 속도를 찾기로 했다.


오늘의 식단 & 운동 기록

-아침
그릭요구르트 2T, 치아시드, 블루베리, 알룰로스, 당제로 시리얼

-점심
아웃백 – 고기 위주 식사

-저녁
토르티야 소고기 샌드위치

-운동
만 보 걷기, 윗몸일으키기 50회, 허리 돌리기 3분, 스쾃 30회


내일 아침 체중계 바늘이 어떤 숫자를 보여줄지는 모르겠다.
덥고 피곤해 운동 나가기 싫었지만 운동 나가 땀 흘리고 온 나 자신 대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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