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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 연인 Nov 18. 2021

격려의 말

수능 날이다. 

그 옛날 수능엔 어땠는지 기사를 찾아보다가

하지말아야 할 행동과 더불어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적힌 글을 보았다.


친인척이 전화해 '시험 잘봐라' 말하는 건 

수험생에게 부담을 줄 수 있으니

하지 말아야 할 말이라고 한다.


우린 격려의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파이팅, 힘내, 잘 될거야, 괜찮아.

전하는 사람의 말은 무게를 가지고 말하겠지만

듣는 사람에겐 한없이 가벼운 말처럼 느껴진다.


열심히 했으니 좋은 성적 거둘거야 - 열심히 한 만큼,, 보다 더 좋은 성적을 원할텐데.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하지마 - 최선을 다해도 후회할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데.

부담갖지 말고 편하게 봐 - 편하게 본다고 마음이 안도할만한 점수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수험생 뿐은 아니다.

많은 고민과 번뇌에 쌓여 있을 때

힘내라는 두 글자에도 힘이 솟지 않을 때가 있는데

힘내!라고 명령을 내린다.


잘 되지 않을 결과를 앞에 두고 

잘 될거라는 주문을 외우며 현실을 외면하는게 오히려 나쁠 수도 있는데

왜 자꾸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게 두 눈을 가리는 걸까.


수 많은 격려의 말을 무게보다 가볍게 전하는 건 아닌지

진지하게 생각해봤다.


그렇더라도 마음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게 할 수 있는 말이라면

일단은 전해야겠지.


토닥토닥,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

너의 노력이 빛나는 날이 올거야.

너의 곁엔 내가 있을게.


그 말이 돌고 돌아서 결국엔 나에게 닿게 되길 바라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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