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에 대한 책임

by 자 연인

식물을 키우는 걸 좋아하게 됐다.


화원에서 볼땐 싱싱했는데

막상 집에와서 시들시들 죽어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건 식집사의 탓이 아니라

그 생명의 시간이 다한 걸 화원 주인도, 집사도 알수 없기 때문이라는

위로의 글을 보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식물은 자기의 수명을 지키며 잘 자라고

몇년째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삐뽀삐뽀! 여기서 문제 아닌 문제가 발생.


내가 기대했던 수형, 내가 기대했던 속도로 자라지 않는다는 게 함정.

말 못하는 식물이지만 버릴 수도 없고, 죽일 수도 없고,

덜 예뻐하며 키우는것도 참 마음이 그렇다.


동물을 입양했지만 맞지 않아 파양한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식물도 파양이 가능한가?

참 이 어마무시한 단어. 파양

아니지, 그래도 끝까지 책임져야지.

어찌 좋아하는 것에만 책임을 질 수 있으랴..

그게 말 못하는 식물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그래서 지금은 식물 하나 들이는 것도 신중하게 됐다.

예쁘다고 무조건 사는게 아니라

한 화분이 비면 한 개 하는 것으로 총량을 정했다.


생명에 대한 책임이 이렇게 무겁다는 걸 또 느낀다.

나의 자녀, 내 배 아파 낳은건 아니지만 사랑하는 내 배우자.

그 생명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져야지.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무거운 몸을 일으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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