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by 자 연인

자녀와 혹은 배우자와 말다툼을 할 때가 있다.

지기는 싫고, 지는 것을 인정하는 것도 싫고,

양보하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도 싫고,

속 좁은 사람처럼 비쳐지는 것도 싫은데,

이 논쟁이 더이상 의미 없는 것을 알았을 때

'니 마음대로 해!' 말한다.


엄밀히 말하면 많은 비꼼을 내포하고 있는 말이다.

니 마음대로 하라고 했지만

니 마음이 아닌 내 마음을 새겨들으라는 뜻이다.


문득, 내가 나이가 몇인데 애들과 싸우고 있나.

애들과 내 수준이 똑같은가? 현타가 왔다.

그럴 때 급하게 말을 바꾼다.


'너 마음가는 대로 해, 너 마음 편한 대로 해.'


핵심인 '마음'은 그대로 이고,

그 뒤에 붙는 수식어가 달라지는 건데

뉘앙스는 180도 달라진다.

듣는 사람도 마음이 풀리는 모양인지

표정이 밝아진다.


아 다르고 어 다른게 이런 뜻일까?

이후 난 니 맘대로 해!라는 말은 안쓴다.

너 마음가는 대로 해, 너 마음 편한 대로 해!라고 말하면

말다툼 후 난도질 당한 내 마음도 금방 아무는 걸 느낀다.


같은 뜻을 더 예쁘게 말하는 법.

충분히 고민할 가치가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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