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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떤 생각 Oct 10. 2023

둑길

그 생각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14




푸른 물결

고갯마루를 돌아 흘러간다

그리움으로 일렁이는

묘지 저 아래

늙은 느티나무가 바람소리를 낸다

어머니 떠난 뒤 내리는

가슴속의 비는

방둑에서 글썽이고

켜켜이 쌓인 눈물 자욱

찬이슬 되어 맺힌 한로(寒露)

땅거미가 산을 지우는

저녁 무렵

주어진 시간 늘리려 해도

아래로만 흘러야 할

기억 저편에 밀려 

범람하지 않는 천륜의 물길

이곳은 아우내

자옥한 안개로 덮인

냇가를 따라

우린 살아가면서

치맛자락을 기다린다


어머니 둑길에 서서




그리움 하나 더하는 한로(寒露), 2023, Mixed media, 288mmX311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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