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기억의 길
그 생각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13
by
어떤 생각
Oct 1. 2023
동네가
한눈에
들어오는 길모퉁이
오늘도 버스는 그 자리에 선다
무심천으로 흐르는
개울을 따라
바람은
둑길
위로 휭 지나가고
어디선가 날아와 쌓인
버드나무 마른잎 아래
가을 햇살만 부서져 남는 곳
거기 내 오래전에 다녔던
중학교 운동장과 교실이 있었더니
지금은
고층
아파트만
보일 뿐
간간히 수묵을 치는 구름 아래
등 굽은 노송만이 옛터를 지키며
사춘기와 함께 여길 거쳐간
소년들을 기다리고 있다
바람 같은 세상에 변치 않는
것이란 오직 흐르는 세월에 꿰어
희미하게
빛나는
그립고 아련한
날들의
기억이고 편린인
것을
다시 반백
년
후,
오래전 길을 지나며 나는 무엇으로
이 자리를 메우고 또 떠나랴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
기약도 없이
그리운 날들의 기억, 2023, Mixed media, 288mmX311mm
keyword
중학교
그리움
청주
77
댓글
8
댓글
8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어떤 생각
직업
예술가
내 소멸의 흔적, 느린 그림으로 재생하고 싶다.
구독자
1,173
제안하기
구독
작가의 이전글
나의 길
둑길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