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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떤 생각 Oct 01. 2023

기억의 길

그 생각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13




동네 한눈에 들어오길모퉁이

오늘 버스는 그 자리에 선다

무심천흐르는 개울 따라

바람은 둑길 위로 지나가고 

어디선가 날아와 쌓인

버드나무 마른잎 아래

가을 햇살만 부서져 남는 곳


거기 내 오래전 다녔던

학교 운동장과 교실이 있었더니

지금은 고층 아파트 보일  

간간히 수묵을 치는 구름 아래

굽은 노송만이 옛터를 지키며 

사춘기와 함께 여길 거쳐간

소년들을 기다리고 있


바람 같은 세상에 변치 않는

것이란 오직 흐르는 세월에 꿰어

희미하게 빛나는 그립고 아련한

날들의 기억이고 편린인 것을 

다시 반백 후,

오래전 길을 지나며 나는 무엇으로

이 자리를 메우고 또 떠나랴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

기약도 없이





그리운 날들의 기억, 2023, Mixed media, 288mmX311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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