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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떤 생각 Dec 17. 2022

겨울바다

그때도 나는 그 생각에 매달렸다 78.



벌써 아홉 번째 해가 저물어 간다.


시간도 저만치 흘러갔고

이제는 잊어버렸나 했는데

한 잔 낮술에 가슴이 뜨거워지고

오늘처럼 매운바람이 불면 

문득, 형 생각이 난다.


친구들과 송년회도

성탄절을 앞둔 거리가 들떠 있어도

며칠을 허전한 마음이 

나를 짓누르고 있어
나도 모진 놈이라 생각했는데


연말이 되면 무슨 계절병 도지듯 

그냥 아득하고 우울 기분에

혼자 길을 걷다가도 

멍하니 서 있는 내가

진짜 이상하긴 하다.


사람에게는 

노을 같은 아름다움이 있으면서도
그 뒤에 오는 어두움에는

언제나 힘겨워하는

이면이 있다고 했었지?


에이 모르겠다. 

내가 늘 웃고 다녀서 그런가?


그렇다고 나는 그런 아름다움이

만들어지진 않을 것 같아
가끔은 내가 날 좀

토닥거려 줬으면 좋겠는데

그게 된다.


어김없이 한 해가 저물어가니

형이 떠난 그 자리가

크게 느껴지네

괜히 이럴 때마다 들려

그곳까지?


겨울바다에서

지던 노을을 바라보다

차 안에서 흘러 나왔던

형이 눈물까지 흘리며 좋아했던

그 낙킹이야





겨울바다 420mmX135mm, Woodcut Print on Paper(Croquis Book), 2022



https://youtu.be/VdtugY3t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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