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다

그때도 나는 그 생각에 매달렸다 78.

by 어떤 생각



벌써 아홉 번째 해가 저물어 간다.


시간도 저만치 흘러갔고

이제는 좀 잊어버렸나 했는데

한 잔 낮술에 가슴이 뜨거워지고

오늘처럼 매운바람이 불면

문득, 형 생각이 난다.


친구들과의 송년회도

성탄절을 앞둔 거리가 들떠 있어도

며칠을 허전한 마음이

나를 짓누르고 있어
나도 참 모진 놈이라 생각했는데


연말이 되면 무슨 계절병 도지듯

그냥 아득하고 우울한 기분에

혼자 길을 걷다가도

멍하니 서 있는 내가

진짜 이상하긴 하다.


사람에게는

노을 같은 아름다움이 있으면서도
그 뒤에 오는 어두움에는

언제나 힘겨워하는

이면이 있다고 했었지?


에이 모르겠다.

내가 늘 웃고 다녀서 그런가?


그렇다고 나는 그런 아름다움이

만들어지진 않을 것 같아
가끔은 내가 날 좀

토닥거려 줬으면 좋겠는데

그게 참 안 된다.


어김없이 한 해가 또 저물어가니

형이 떠난 그 자리가

크게 느껴지네

괜히 이럴 때마다 들려

그곳까지?


겨울바다에서

지던 노을을 바라보다

차 안에서 흘러 나왔던

형이 눈물까지 흘리며 좋아했던

그 낙킹이야





겨울바다 420mmX135mm, Woodcut Print on Paper(Croquis Book), 2022



https://youtu.be/VdtugY3tR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