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의 사회 경제적 비용

어떻게 노인이 많은 사회에 대응할 것인가?

세계 인구는 급속히 노화되고 있습니다. 고소득 국가 기준으로 1950년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12명 중 한 명이었습니다. 앞으로 20년 후 4명 중 1명은 65세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가 더 오래 사는 것은 축복할 일이지만 노인 인구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사회적인 문제를 동반합니다. 고령 인구가 증가하여 은퇴자가 많아지면 사회 전체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증가합니다. 기존에 해왔던 것처럼 학교에 다니고, 일하고, 은퇴하는 3단계 모델은 노인에 대한 사회적 비용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사회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사회는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한 복지 비용을 유지하면서 양질의 복지 서비스를 노인에게 제공할 수 있을까요?

일본에 위치한 야마키타현의 초등학교 졸업식은 기사에 나올 정도로 대중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146년 전통의 미호 초등학교는 12살 코다마 학생이 졸업하자 폐교했습니다. 코다마 학생은 미호 초등학교에 유일한 학생이었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야마키타현의 인구는 30% 정도 감소했습니다. 일본에는 야마키타현과 같이 고령인구는 많으나 학생이 없는 지역이 많은 것으로 조사됩니다. 일본은 전 세계에서 고령인구의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입니다. 

불편한 사실은 고령화에 있어 한국이 일본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2070년에는 한국이 전 세계에서 노인인구 부양 비용을 가장 많이 부담하는 나라가 된다는 전망이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2070년 대한민국은 65살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의 46.4%를 차지해, 생산연령인구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자료) 통계청, 2022년

노인 인구 비율이 늘어난다는 것은 경제 성장이 더뎌지고 경제의 활력이 낮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은퇴자는 가처분 소득이 크지 않으며 세금을 적게 내는 반면 의료비와 연금과 같이 사회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은 상대적으로 큽니다. 

숙련된 노동자의 이민을 촉진하여 노동 인구를 증가시키고 육아 서비스를 개선하여 출산율을 높이는 방법으로 노인에 대한 부양비를 다소 감소시킬 수는 있지만, 이러한 조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노화와 은퇴에 대한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깨는 것입니다. 2023년의 65세는 1980년대의 65세와 완전히 다릅니다. 2023년의 70대는 더 건강하며 활력이 있으며 생산적인 활동을 할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2023년의 65세는 육체적, 심리적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으며 제2의 삶을 살 수 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정부는 고령 인구의 경험을 살려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합니다.

노인 돌봄과  복지에 있어서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현재와 같이 요양원에서 노인을 돌보는 모델은 정서적인 니즈를 충족시킬 수 없으며 재정적으로도 부양자에게 큰 부담이 됩니다. 2016년 조사에 따르면 고령 노인들이 이용하는 장기요양기관 10곳 중 4곳이 시설이나 운영 측면에서 낙제점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노인 학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서비스 질도 매우 열악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건국대에 위치한 더 클래식 500과 같은 럭셔리 노인복지시설은 정서적인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지만 부유한 노인만 입주할 수 있는 배타적인 모델입니다. 

노인의 정서적인 니즈를 충족시키면서 부양자가 감당할 수 있는 새로운 노인 복지 모델이 필요합니다.

지역사회 중심의 노인 돌봄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네덜란드 Buurtzorg 모델은 혁신적인 접근법으로 비용을 낮추면서 노인복지의 질을 향상시켰습니다. 기계적인 매뉴얼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일반적인 노인복지시설과 달리 Buurtzorg 모델은 지역 사회 출신의 요양보호사로 구성된 팀을 중심으로 업무를 합니다. 

또한, 요양 보호소와 같은 하드웨어(병원)에 노인을 맞추지 않고 노인들의 상황에 맞는 소프트웨어와 프로그램을 맞춥니다. 예를 들어, 담당 요양보호사는 업무에 있어 높은 자율성을 가지고 있으며 대화를 바탕으로 노인의 상태와 환경을 이해하고 맞춤형 돌봄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Buurtzorg 모델의 경우, 노인의 집에 방문하여 제공하는 돌봄 서비스가 많으며 일반적인 서비스 대비 노인과의 대화하는 시간이 많은 것으로 조사됩니다.

Buurtzorg 모델의 창립자인 Jos de Blok은 운영 초기 Buurtzorg 모델은 많이 자원이 소요되고 매뉴얼이 없기 때문에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합니다. 

돌봄 서비스와 함께 진행되는 대화와 맞춤형 서비스는 추가적인 자원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대화를 통한 신뢰 구축은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창출했습니다. 글로벌 회계법인인 EY와 KPMG에서 독립적으로 성과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Buurtzorg 모델은 기존의 노인복지시설 대비 30%의 비용과 50%의 시간을 절감했다고 합니다.

노인복지 시설에 더 많은 자원을 쓰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우리가 어떻게 하면 더 잘 늙을 수 있고, 더 잘 살 수 있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