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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노동자 Sep 19. 2023

스터디 카페 폐업 원인과 문제점

프랜차이즈 업체는 점주와 상생해야지 오래갈 수 있다!


저는 자타 공인 스터디 카페 마니아입니다. 2년 동안 스터디 카페에서 CFA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시험이 끝나서도 시간 여유가 생기면 전국에 있는 스터디 카페를 방문하여 시간을 보냈습니다. 


스터디 카페는 전문성이 필요 없고 최소한의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은퇴하신 분들, N 개의 사업체를 운영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최적의 사업 아이템이었습니다. 


스터디 카페 프랜차이즈 업체는 "폐점 0%", "월 1,000만 원 수익'과 같은 키워드로 점주를 모집했고 짧은 시간 내 우후죽순으로 생겼습니다.


저희 동네에도 스터디 카페가 없다가 1개점이 개업하더니 현재는 5개 이상의 업체가 영업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 폐업한 업체도 다수 있습니다.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업체가 생긴 것은 스터디 카페의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입니다. 전문성이 필요 없고 최소한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은 점주 입장에서는 장점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산업의 매력도로 봤을 때는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2억 원 수준의 투자금만 있으면 누구나 스터디 카페를 오픈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인터뷰한 스터디 카페 점주는 약 2.5억 원을 투자하여 스터디 카페를 오픈했습니다. 스터디 카페가 없는 지역이어서 오픈 후 5개월은 장사가 잘 되었습니다. 그러나, 주변에 신규 스터디 카페가 하나 둘 생기더니 현재 6개의 스터디 카페가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임대료, 전기세, 인건비 등 고정 비용만큼도 매출이 나오지 않아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폐업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스터디 카페를 창업할 때는 2가지의 현금흐름을 신경 써야 합니다.

1)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영업 이익

2) 사업권을 매각하여 벌어들이는 권리금


스터디 카페 프랜차이즈 업체는 신규점을 오픈하면 인테리어 비용, 교육비, 로열티 등 손실 위험 없이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감언이설로 점주를 꾈 수 있는 인센티브가 있습니다. 


장사가 안되면 손실은 모두 점주의 몫입니다. 임대료, 전세기, 공과금 등 고정 비용보다 매출이 안 나오면 2억 원 투자를 하고도 매달 손실을 메워야 합니다. 일부 점주는 2잡, 3잡을 하며 손실을 힘겹게 버팁니다.


사업권을 매각하여 권리금으로 투자금의 일부를 회수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러나, 영업이익이 나오지 않는 스터디 카페는 권리금 0원인, 무권리금으로도 넘기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사업권을 양수할 수 없으면 시설을 철거하고 상가를 원상복구해야 합니다. 투자금을 모두 잃고, 영업 손실까지 난 상황에서 수천만 원이 소요되는 철거비까지 부담해야 합니다.


초반에 사업이 잘되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긴 이릅니다. 스터디 카페 시설은 시간이 가면 노후화되고 인근에 신규 스터디 카페는 계속 생겨납니다. 소비자들은 스터디 카페에 대한 로열티가 거의 없습니다. 더 쾌적하고 안락한 시설을 찾아가기 마련입니다. 시설이 노후화될수록 잘 나왔던 영업 이익은 점차 감소하게 됩니다. 궁극적으로 시설 경쟁력을 잃은 스터디 카페는 영업손실이 발생하여 권리금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게 됩니다.


결국, 시설 경쟁으로는 대부분 살아남을 수 없으며 프랜차이즈 업체를 제외하고 모두가 손해 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전국에 있는 독서실 및 스터디 카페 수는 1만 개가 넘습니다. 스터디 카페 '작심'은 500개가 넘는 매장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폭발적인 양적 성장을 했습니다. 이러한 양적 성장은 단기적으로 스터디 카페 프랜차이즈 업체에게는 이익일 순 있어도 결국에는 점주 대부분이 죽을 수 밖에 없는 사업 모델입니다. 가맹점주가 사업을 통해 이익을 내지 못하면 프렌차이즈 업체의 사업 확장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국내 스터디 카페는 폭발적인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질적 성장으로 전환을 하지 못 했습니다. 프랜차이즈 업체마다 일부 온라인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해주지만 소비자 효용이 매우 낮습니다. 업체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강의를 듣는 소비자는 극히 소수입니다. 10년 전 스터디 카페와 비교해 인테리어만 좋아졌을 뿐 차별화 할 수 있는 부분이 미미합니다.


방황하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없으며, 어떤 직업을 찾아야 할지 고민하는 취업 준비생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도 없으며, 열린 지식을 배울 수 있고 다른 사람과 토론을 할 수 있는 장소도 아닙니다. 하드웨어만 좋아졌지 소프트웨어는 없습니다.


99% 이상의 스터디 카페는 1평의 공간에서 고독한 공부를 해야 하는 장소입니다. 사회가 변하면 산업도 변해야 합니다. 정형화된 모든 정보를 AI가 알려주는 시대에 암기식 공부와 암기식 시험은 더 이상 경쟁력이 없습니다. 


스터디 카페에 새로운 형태의 교육 프로그램이 장착되어 학생들의 경쟁력을 올려주고, 길 잃은 취준생이 도움을 받을 수 있긴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양적 성장으로 많은 이익을 거둔 스터디 카페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발 벗고 나서야 됩니다. 그들의 장기적인 번영을 위해서 변화해야 합니다. 점주들을 희생양 삼아 이익을 얻는 사업 모델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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