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식노동자 Sep 19. 2023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혼인율이 감소하는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감소하는 혼인률


현재 세계 인구의 89%가 혼인율이 감소하는 국가에 살고 있습니다. 범위를 잘 사는 나라 모임인 OCED 국가로 한정하면 모든 나라에서 혼인율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1970년대 대부분의 OCED 국가는 1,000명 당 7~10건의 결혼을 했습니다. 1995년이 되자 1,000명 당 결혼은 5~7건으로 20~30% 감소했습니다. 혼인율 감소 추세는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혼인율 감소는 왜 일어나는 것일까요?

혼인율은 재정적인 부분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대한민국 기혼 가구는 독신보다 더 많은 자산과 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보면 기혼가구의 평균 자산은 7.2억 원, 사별은 2.9억 원, 미혼은 2.4억 원, 이혼은 2.3억 원으로 조사됩니다. 


1️⃣결혼을 하면 더 많은 자산을 축적할 수 있는 것인지 또는 2️⃣자산을 많이 가진 사람이 결혼을 하는 경향이 있는 것인지는 파악할 수 없습니다. 혼인과 자산 크기의 인과 관계를 파악할 수 없지만 두 관계는 긍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 가난하고 경제 성장률이 높은 시기에는 결혼이 우선순위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일단 결혼 전에 크게 준비할게 없기 때문에 먼저 결혼을 하고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찾습니다. 


하지만, 빈부의 격차가 벌어지고 경제 성장률이 낮은 시기에 도달하면 결혼은 더 이상 우선순위가 아니게 됩니다. 사람들은 교육에 집중한 후 좋은 일자리 찾은 후 결혼을 생각하게 됩니다. 


대한민국은 사회 변화와 경제 성장률 변화에 따라 혼인율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잘 보여줍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혼인·이혼 통계' 자료를 보면 2021년 기준 인구 천 명당 혼인은 3.8건을 기록했습니다. OECD 국가의 평균적인 수치인 5~7건과 비교해 볼 때 대한민국은 혼인율은 매우 낮은 수치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결혼은 엄청난 책임감과 헌신을 요구합니다. 월급을 한 푼도 쓰고 않고 20년을 저축해야 살 수 있는 집에서 신혼을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자녀 1명 당 대학교육을 마치는데 드는 비용이 5억 원 수준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혼인율이 낮아지는 추세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Brookings Institute의 2020년 연구를 보면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인 문제로 결혼을 할 여유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소득 수준을 기준으로 고소득자, 중소득자, 저소득자로 3개의 그룹을 나누고 그룹별로 연도별 혼인율을 살펴봤습니다. 고소득자의 혼인율은 80%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중소득자의 혼인율은 1978년 80% 초반에서 2018년 60% 후반대로 감소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소득자의 혼인율은 충격적입니다. 1978년 60% 수준에서 2018년 30% 후반대로 감소했습니다.


제조업 중심의 경제를 가지고 있던 나라에서 돈을 버는 사람은 보통 남성이었으며 여성은 결혼이 아닌 다른 옵션이 제한적이었습니다. 80년대 이후 선진국 경제는 탈산업을 경험했으며 서비스업 분야에서 많은 일자리가 생겨났습니다. 여성이 안정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게 되자 혼인은 필수가 아닌 선택의 문제가 되었습니다. 


재정적으로 안정적인 여성이 재정적으로 불안정한 남성을 만나 결혼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습니다. 이와 같은 사회·경제적 변화는 혼인율 감소에 기여했습니다. 


혼인율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으로는 신앙의 부재와 혼외 출산을 꼽을 수 있습니다. 영국인 3명 중 1명은 종교가 없다고 합니다. 지난 10년 동안 종교가 없는 사람의 비율은 25% 증가했습니다. 유럽의 경우, 종교가 없는 사람은 혼외 출산 비율이 높습니다. 2021년, 영국 출생의 51%가 혼외 관계에서 발생했습니다. 유럽 연합 국가의 경우 약 40%의 아이가 미혼 부모 가정에서 태어납니다. 유럽 연합의 국가가 원래 혼외 출생이 많았던 것은 아닙니다. 가부장제의 틀이 깨지면서 동거 가정에서 시작하고 혼인 커플로 넘어가는 게 일반적인 생활 양식으로 자리 잡게 되고 정부에서 비혼 동거 가구 양육과 관련해 제도적 혜택줌으로써 혼외 가정 비율이 높아졌습니다. 


참고로 한국의 혼외 출생 비율은 2.2%입니다. 유럽과 달리 한국의 경우, 결혼을 하지 않으면 출산을 할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결혼보다 개인의 자유를 선호하여 결혼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재정적으로 부담되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것은 사회 전체가 고민하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특히, 출산율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대한민국이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사회 문제입니다. 




이전 22화 e-커머스가 대세라고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