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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노동자 Sep 19. 2023

e-커머스가 대세라고요?

다시 생각해 보세요. Primark 이야기


UBS는 향후 5년 동안 최대 80,000개의 의류 매장이 폐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한인 성공 신화'로 유명한 포에버 21은 2020년 파산을 신청한 후 스팍(SPARC) 그룹에 인수되었지만 매장을 줄이고 있습니다. 미국 저가 의류 브랜드의 강자였던 JCPenney와 Neiman Marcus도 매장 축소를 발표했습니다.


코로나19와 경기 침체로 대부분의 의류 브랜드가 고전하는 상황에서 영국의 패스트패션 브랜드인 Primark는 눈에 띄게 좋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2026년까지 Primark는 미국에서 60개 매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2022년, Primark는 95억 달러(12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놀라운 점은 12조 원의 매출에서 이커머스 매출이 0원이라는 것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전자상거래 시장의 매출은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이커머스가 대세라는 주장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늘어난 전자상거래 덕분에 기업의 매출은 증가했습니다. 


전자상거래는 기업의 이익 증가에 기여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기업마다 다를 것입니다. Primark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Primark는 "전자상거래에서 돈을 벌 수 없다"는 판단을 했고 온라인 쇼핑을 버리고 매장 판매에 집중했습니다. 


온라인 판매는 매출에 기여하는 동시에 기업 입장에서는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온라인 판매를 하기 위해서는 웹사이트도 만들고 관리해야 하며 상품을 발송한 물류 허브도 있어야 하고 지역에서 물류를 배포하는 지역 센터도 있어야 합니다. 온라인 판매와 배송에 관련된 비용은 판매자의 이익을 잠식합니다. 더 중요한 부분은 전자상거래의 숨겨진 비용입니다. 온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은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는 사람보다 상품을 반품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오프라인에서는 입어보고 구매를 하지만 온라인에서 느낌에 맞으면 구매를 하기 때문에 반품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미국 연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이커머스 거래액의 26%는 반품된다고 합니다. 소비자의 잦은 반품은 이커머스 판매의 이익을 갈아먹습니다. 


일부 소비자는 Primark의 제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하길 원하지만 Primark는 향후에도 이커머스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2020년,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Primark의 매출도 타격을 입었습니다. 2019년 78억 파운드였던 매출은 2020년 59억 파운드로 24% 감소했습니다. 


오프라인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는 기간에도 Primark는 흔들리지 않고 오프라인 매장에만 집중했습니다. 2022년 "Click and Collect"라는 서비스를 론칭했습니다. 온라인에서 주문을 하고 매장에서 물건을 찾아가는 방식은 판매자의 비용을 크게 감소시켰습니다. 또한, 소비자가 상품을 픽업할 때 매장의 제품을 살펴보게 하여 2차 구매를 촉진시켰습니다. 


Primark는 미국 내에서도 가장 큰 매장을 가지고 있는 패스트패션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다양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4개 제품의 가격을 비교해 보면 Primark 상품이 경쟁자 대비 얼마나 더 저렴한지 알 수 있습니다. 


Gap에서 4개 제품을 구매할 때 150달러가 드는 반면 Primark에서는 33달러만 쓰면 됩니다. 비교적 저렴하다고 판단되는 유니클로, 올드네이비, 포에버 21, H&M 대비 Primark의 상품은 가격이 더 낮습니다. Primark는 인건비가 저렴한 아시아 국가에서 상품을 대부분 소싱하여 경쟁 회사 대비 가격을 낮출 수 있었습니다. 


이커머스를 포기하고 비용 최소화와 오프라인에 집중한 결과, 낮은 이윤 마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물건을 판매하여 50억 달러(6조 원)의 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온라인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오프라인은 쪼그라들고 있는 걸 고려할 때, 이커머스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네, 맞습니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 투자했다가 기업이 장기간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자본 잠식에 빠지게 되어 최악의 경우, 기업이 도산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커머스의 성장 속도에도 의문이 듭니다. 코로나19로 이동의 자유가 극도로 제한된 2020년 말 이커머스의 판매는 전체 리테일 매출의 16%로 피크를 찍은 후 15%대로 지난 2년 동안 성장세가 정체되었습니다. 


이커머스가 과연 대세일까요?

이커머스가 중요성을 간과할 수는 없겠지만 모든 기업이 e-커머스에 목매달 필요는 없습니다. 이커머스가 대세라고 평가되었던 의류 산업에서 Primark는 경쟁자와는 다른 선택을 했고 더 좋은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궁극적으로 기업은 소비자에게 가격보다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해야 소비자는 지속적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합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가격보다 비용이 크면 손실은 축적되게 되고 기업의 재무 구조는 갈수록 엉망이 됩니다. 


물론 오랜 기간 손실을 감당하고 경쟁자를 시장에서 제치고 이익을 기록하는 쿠팡, 아마존, 알리바바와 같은 기업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기업은 매우 소수입니다. 


배달 서비스를 통해 마진을 낮추는 자영업자, 경쟁자들이 온라인에서 물건을 판매하기 때문에 판매하는 업체 등은 이커머스 사업 진출 전에 전자상거래 사업 진출에 있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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