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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노동자 Sep 19. 2023

미국에서 3달러 하는 에코백이 한국에서 2만 원?

트레이더조(Trader Joe's) 에코백


최근 미국에 다녀온 지인은 한국에서 사기 어려운 트레이더조 에코백을 미국에서 3달러에 샀다고 자랑했습니다. 다른 에코백보다 튼튼해 보이기는 했지만 한국에서 사기 어렵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쿠팡에서 트레이더조 에코백을 찾아보니 살 수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말도 안 되게 비싼 가격으로 팔고 있었습니다. 해외 배송비를 포함하면 2~3만 원이 넘어가는 가격으로 팔았습니다.


미국에서 3달러에 살 수 있는 에코백이 한국에서는 왜 2만 원이 넘게 팔고 있을까요?

한국에서만 트레이더조에서 파는 물건이 갑절로 비싸지는 걸까요?

미국 현지에서도 웃돈을 주고 트레이더조에서 파는 물건을 사야 될까요?


최근 LA를 다녀온 지인에 따르면, LA에 위치한 매장에서는 에코백을 3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고 합니다. 트레이더조 에코백은 한국 유명 인사가 사용하면서 수요가 급증했으나 공급은 제한적이어서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미국에서 에코백은 웃돈을 주지 않고 살 수 있지만 특정 상품은 희소성이 있어 매장에서 보다 비싼 가격에 이베이에서 팔고 있습니다. 트레이더 조의 인기 상품인 스리라차 스프링클 시즈닝 블렌드 2병은 매장에서 6달러에 판매되지만 이베이에서는 13달러 넘게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2020년 트레이더조는 다른 주요 식료품점 체인이 기록한 평당 매출의 2배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코스트코, 타깃 등 경쟁자를 제치고 고객 만족도가 가장 높은 식료품점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트레이더조에서 파는 상품은 왜 이렇게 인기가 많고 소비자들은 왜 트레이더조에 열광할까요?


트레이더조에서 파는 상품은 특이하고 질이 좋지만 가격이 비싸지 않습니다. 어떻게 트레이더조는 상품의 질을 관리하면서 낮은 가격을 고수할 수 있을까요?


트레이더조 매장은 월마트, 코스트코, 타깃 대비 작으며 판매하는 품목도 제한적입니다. 또한, 트레이더조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대부분은 자사 상표 제품(Private Label)입니다.


트레이더조의 창립자는 Joe Coulombe입니다. 1967년 자신의 이름을 따서 트레이더조를 만들고 운영했습니다. 


트레이더조는 많은 상품을 구비하지는 않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계절상품을 기가 막히게 판매합니다. 아래 사진은 트레이더조에서 판매하는 베스트 14입니다. 미국 갈 기회가 있으면 들려서 먹어봐야겠습니다. �


트레이더조는 일반적인 마트와 다르게 운영을 합니다. 트레이더조는 광고를 거의 하지 않고 로열티 프로그램도 없으며, 온라인 쇼핑 플랫폼도 없으며, 코스트코와 같이 음식을 먹는 푸드코트도 없습니다. 


하지만, 충성스러운 고객은 SNS를 통해 트레이더조를 알립니다. 제품의 가성비가 얼마나 좋은지, 트레이더조에서 쇼핑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지에 대한 글을 페이스북, 인스타, 트위터 등에 올립니다. 


트레이더조는 소비자를 피곤하게 만들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마트는 특정 품목에 대해 수십 가지의 제품을 진열해놓습니다. 트레이더조는 많은 상품을 진열하지 않고 소량의 자사 상표 제품을 판매합니다. 트레이더조는 소량의 제품을 판매하여 제품 공급망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으며 질 좋은 상품을 낮은 가격에 공급할 수 있습니다. 


또한, 트레이더조는 생산자와 제조업체로부터 상품을 직구매를 하여 원가를 낮출 수 있습니다. 중간 상인에게 가는 마진을 줄여 더 싼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여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제품 원가를 낮추기 위해 트레이더조는 변동성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합니다. 트레이더조는 제품을 대량 구매하며 일반적으로 선불로 대금을 지급하여 낮은 가격에 제품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또한, 수입 제품에 대해서는 달러가 아닌 현지 통화로 대금을 지급합니다. 수출 업체는 환율 변동에 대한 리스크가 없으니 더 낮은 가격에 물건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개별 상품 공급자한테는 큰 리스크지만 트레이더조의 자산과 유동성을 고려할 때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리스크라고 판단됩니다. 


트레이더조의 또 다른 특징은 끊임없이 판매하는 제품을 바꾼다는 것입니다. 트레이더조는 상품이 예상만큼 팔리지 않으면 가차 없이 상품을 선반에서 내리고 새로운 상품을 올립니다. 일반적인 마트에서는 식료품 브랜드에 마케팅 비용을 받으면서 잘 팔리지 않는 제품을 매장에 진열합니다. 


그러나, 트레이더조는 브랜드로부터 마케팅 비용을 받지 않고 대부분 자사 브랜드이기 때문에 팔리지 않는 제품을 진열하지 않습니다. 고객이 상품을 구매할 때만 이익을 올리는 구조기 때문에 고객이 구매하는 제품을 적절한 타이밍에 진열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도 트레이더조와 같은 혁신적인 마트가 탄생하길 기대해 봅니다. 한국에서는 3,000원에 살 수 있는 에코백이 미국에서는 30달러에 팔리는 강력한 브랜드가 만들어지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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