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어떻게 기본소득 정책을 실험했는가?
2020년 10월, WSJ은 How South Korea Experiments With Universal Basic Income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제목은 "한국이 어떻게 기본소득 정책을 실험했는가?"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이재명씨가 경기 지사를 할 때 경기 도민에게 지급한 기본 소득입니다.
해당 영상은 경기도의 기본 소득과 경기 페이를 시작할 때 나온 기사여서 정책이 좋다, 나쁘다와 같은 가치 평가를 하지 않습니다. 경기도가 "이런 실험을 하는데 신기하지 않나요?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경기도가 기본소득과 지역화폐를 추진한지 2년이 지났습니다. 경제가 급격히 안 좋아지면서 국가단위의 기본소득을 주장했던 정치인들은 이제 거의 없어진 것 같습니다. 소득주도성장을 주장하는 정치인도 이제 거의 없어졌습니다. 지역화폐도 세금 낭비, 인플레이션 야기 등 많은 비난을 받아 규모가 상당 부분 축소되었습니다.
경기도의 기본소득 정책은 성공일까, 실패일까?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
기본소득에 대한 정의부터 살펴볼게요.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 UBI)은 특정 사회 내 모든 개인이 그들의 고용 상태나 다른 개인적인 상황에 관계없이 정부로부터 일정한 금액의 돈을 받는 제도입니다. 사회의 모든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생활 수준을 제공하고 빈곤을 줄이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안전망을 제공하기 위해 논의되었습니다.
기본소득의 원조는 토마스 무어입니다. 그의 소설 “유토피아”에서 모든 사람은 정부로부터 기본적인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 소득을 받습니다. 이후 18세기 토마스 페인은 무어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기본 소득을 구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습니다. 토지분배의 정의(Agrarian Justice)에서 페인은 토지 소유주로부터 세금을 걷어 21세가 된 모든 사람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고, 50세 이후에는 매년 돈을 지급하자는 주장을 합니다. 토지는 특정 사람이 소유하는 사유지가 아닌 공공재기 떄문에 토지에서 나오는 수익을 분배해야 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기본소득의 효과를 시험하기 위해 전 세계 여러 국가와 지역에서 다양한 시범 프로젝트가 시행되었지만, 기본소득은 여전히 논쟁과 토론의 주제로 남아 있습니다.
기본 소득은 아무도 뒤처지지 않도록 하는 데 필요한 안전망이 될 수 있다.
- Elon Musk, CEO of Tesla and SpaceX
우리는 모두가 아메리칸 드림에 공정한 기회를 가질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나는 기본소득이 그것을 위한 한 가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Andrew Yang, former presidential candidate
기본소득은 영구적인 하위 계층을 만들고, 실업을 장려하며, 노동의 존엄성을 훼손할 것이다.
- Michael Strain, director of economic policy studies at the 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UBI는 경제 현실을 무시하고 나라를 파산시키는 허황된 꿈이다
- Veronique de Rugy, senior research fellow at the Mercatus Center
기본소득 관련 사례
기본소득과 관련된 정책은 다른 나라에서 먼저 추진된 사례가 있습니다.
온타리오 기본소득 시범사업
온타리오 기본소득 시범사업은 2017년 시작돼 도내 저소득층 4,000명에게 기본소득을 제공
높은 비용과 정책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어 2018년 중단됨
핀란드 기본 소득 실험
2017년부터 2년간 기본소득 실험을 시작하여 무작위로 선정된 2,000명의 실업자에게 월 560유로의 기본소득을 제공
수급자들의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고용률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음
정부는 시범 기간이 끝난 후 프로그램 중단
알래스카 영구 기금
알래스카 영구 기금은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UBI 프로그램 중 하나임
1982년에 시작되었고 그 이후로 알래스카 주민 모두에게 연간 배당금을 제공
배당액은 펀드 실적에 따라 매년 차이가 있지만 연간 1000달러에서 2000달러 제공되며 알래스카의 빈곤을 줄이는 데 기여했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
온타리오와 핀란드의 기본소득 정책은 효과에 의문점이 제기되어 폐기되었습니다. 이에 반해, 알래스카의 영구 기금은 오랫동안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알래스카의 영구 기금은 기본 소득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기금 조달의 원천이 석유 수입입니다. 알래스카는 석유 매장량이 많고 석유 판매에 대한 정부 수입이 크기 때문에 세금에 크게 의존하지 않아도 됩니다. 두 번째로 지원 금액이 2000달러 미만으로 기본소득이라고 하기엔 너무 작습니다.
경기도 청년 기본소득
목적: 행복 추구, 삶의 질 향상 등 청년의 사회적 기본권 보장을 지원하는 경기도형 기본소득 제도
지원 대상: 경기도 내 만 24세 청년으로서 3년 이상 계속 거주한 경우 또는 합산하여 10년 이상 거주한 경우
지원 내용: 1인당 분기별 25만 원(최대 100만 원) 기본소득 지원
경기도 기본소득에 대한 평가
경기도의 청년 기본소득은 WSJ에서 영상을 만들 정도로 실험적이었습니다. 기본소득(UBI) 시범 프로그램은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경기 침체에 대한 잠재적 해결책으로 홍보되어 왔습니다. 경기도 기본소득의 의도는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정책의 좋고 나쁨은 의도가 아닌 결과에 의해서 평가되어야 합니다. 정책의 의도를 보고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의도가 실제로 효과를 가질 때 의미가 있습니다. 경기도민의 세금을 청년에게 보편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청년과 지역 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됩니다. 경기도 기본소득을 자세히 살펴보면, 의도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첫째, 기본소득은 수급자의 취업이나 새로운 기술 개발을 돕기 위한 어떠한 지원이나 훈련도 제공하지 못했습니다. 실업이나 재정적 어려움의 근본 원인을 다루지 못했고 장기적인 경제 안정으로 가는 길을 제공하지 못하고 청년들에게 분기별 25만원 용돈을 주는데 그쳤습니다.
둘째, 기본소득은 높은 비용으로 인해 경기도의 예산에 부담을 주고 다른 필수 복지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 감소를 초래했습니다. 모든 의사 결정에는 기회비용이 있습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24세 미만에게 지급되는 기본소득 예산만큼 다른 복지 프로그램의 예산은 감소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더 많은 지원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더 적은 지원을 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셋째, 경기도 청년 기본소득의 목적 자체에 의문이 듭니다. 행복 추구, 삶의 질 향상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기본 소득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요? 좋은 정책을 만드는 출발점은 정책 목표가 명확해야 합니다. 경기도 청년기본소득은 정책 목적을 달성했는지 평가할 수 없을 정도로 애매모호합니다.
기본소득 정책에 대한 성공 사례보다 실패 사례가 많은 상황에서 경기도가 이 정책을 밀어붙인 이유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기본소득 정책이 우리나라에 필요하다고 가정할 경우, 모든 사람에게 조건 없이 혜택이 가야합니다. 경기도민, 청년 등 계층을 나누고 갈라치는 것은 기본소득의 개념에 맞지 않습니다.
기본 소득은 영어로 Universal Basic Income입니다. 사회 내 모든 개인이 고용 상태나 조건 없이 정부로부터 일정한 금액의 돈을 받는 제도입니다. 경기도의 청년 기본소득은 정책 수립 단계부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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