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맥도널드의 꼼수???
2023년 2월 현재 기준 맥도널드는 세계에서 가장 큰 프랜차이즈 식당 중 하나입니다. 120개국 이상에서 영업을 하고 있으며 종업원만 190만 명입니다. 맥도널드는 올해 약 900개의 지점을 오픈할 계획입니다.
900개 지점 중 약 450개 지점은 중국에 개설될 예정입니다.
한국 맥도널드는 2017년 447개 매장을 정점으로 현재 약 4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 맥도널드는 덜 익은 고기 패티를 먹은 아이에게 '햄버거병(용형성요독증후군)이 발행했다는 의혹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 하락으로 2018년 31개 매장을 폐점했습니다. 또한, 임대료 상승,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한국 내 상징적인 매장이었던 신촌, 강남역, 서울대입구점이 문을 닫았습니다.
한국 맥도널드는 규모만 축소된 것이 아니라 재무적으로도 위험한 상황에 있습니다. 2021년 기준 매출은 8,679억원으로 국내 진출 이래 최대 매출을 냈지만 영업손실 278억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습니다.
한국맥도널드는 한국인 주주와 미국 맥도널드(McDonald Corporation) 간 합작투자 계약에 따라 설립되었습니다. 시장에서는 한국 맥도널드의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자본 잠식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는 이유와 한국 맥도널드의 꼼수?
시장 규모 차이와 감소하는 인구
중국의 성장 잠재력은 절대적으로 큽니다. 중국은 미국 맥도널드(McDonald Corporation)에서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시장입니다. 따라서, 미국 맥도널드(McDonald Corporation)는 중국 시장 선점을 최우선 순위로 두었습니다. 현재 중국 본토와 홍콩에 맥도널드는 4,5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국 맥도널드는 10~20년 안에 매장 수를 두 배로 늘리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맥도널드는 2023년 말까지 중국 전역에 1,000개의 새로운 맥카페를 출점할 예정입니다. 맥카페는 단독 매장도 있으며 기존 맥도널드 매장에 추가되어 커피를 제공합니다. 전통적으로 차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커피 소비량은 일 년에 9잔 정도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은 353잔이라고 합니다.
중국 시장 대비 한국 시장은 성숙되고 포화된 시장입니다. 시장 규모도 작습니다. 결정적으로 한국의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역사상 전례가 없는 수준인 0.78을 찍었습니다. 글로벌 외식업계가 볼 때 한국은 매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시장입니다.
디지털로의 빠른 전환
중국 맥도널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디지털로의 빠른 전환입니다.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에도 불구하고 맥도널드는 과감하게 전자 키오스크를 도입했습니다. 또한, 스마트폰으로 원터치로 결재하고 배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중국 맥도널드에서 거래의 거의 90%가 디지털인 반면, 미국에서는 약 25%가 디지털이라고 합니다.
한국 맥도널드도 발 빠르게 디지털과 배달 시스템을 구축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맥도널드는 배달에 외주를 주고 있습니다. 맥도널드의 외주 용역비는 2020년 736억 원에서 2021년 940억 원으로 증가했습니다. 배달 시장 성장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비용도 크게 증가하면서 수익에는 기여하지 못했습니다.
글로벌 PE와 중국 국영기업과의 합작투자, 그리고 한국 맥도널드의 꼼수
미국 맥도널드는 2017년 중국 사업을 중국 국영기업인 씨틱(CITIC)과 미국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에 20억 달러에 매각했습니다. 합작 투자의 주요 내용은 칼라일 그룹이 사업 확장을 위한 자본을 투자하고 미국 맥도널드는 새로운 식당을 여는 것에 대한 수수료와 매출 연동 로열티를 받는 것입니다. 중국 맥도널드의 지분 구조는 아래와 같습니다.
씨틱(CITIC) 52%
칼라일 그룹 28%
미국 맥도널드 20%
중국 국영기업인 씨틱이 대주주이기 때문에 매장 확대를 위해 필수적인 부동산 인허가를 쉽게 획득할 수 있으며 중국 정부의 규제에도 다른 글로벌 외식업체보다 쉽게 피해 갈 수 있었습니다.
한국 맥도널드는 2006년 미국 맥도널드가 지분 전량을 인수해 현재 미국 맥도널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 맥도널드의 순손실은 미국 본사에 지급하는 로열티에 기인합니다. 한국 맥도널드는 본사에 아래와 같은 계약을 했습니다.
매출의 5% 로열티 지급
국내 신규 오픈 매장당 4만 5,000달러 로열티 지급
미국 본사가 한국 맥도널드에서 수취한 로열티도 2019년 462억 원, 2020년 511억 원, 2021년 543억 원으로 3년 간 1,516억 원으로 증가했습니다. 미국 본사는 한국 맥도널드가 지속적으로 손실을 기록했음에도 나쁘지 않은 수익을 올렸습니다.
한국 맥도널드가 3년 연속 적자가 나고 있으며 자본잠식 위기까지 놓인 상황에서 미국 본사와 정상적이지 않은 로열티 계약을 맺은 것은 꼼수로 해석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 맥도널드가 이익이 나게 되면 법인세를 납부해야 됩니다. 이에 반해, 미국 본사에 많은 로열티를 주게 되면 법인세를 피해 갈 수 있습니다.
중국 맥도널드 사업의 한계에 따른 중국 정부의 이익
현재 맥도널드의 중국 사업은 미국 맥도널드 매출 전체에서 작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2021년 기준 맥도널드 매출의 30% 이상이 미국 시장에서 발생했고, 독일, 영국, 프랑스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2021년 맥도널드 매출에서 중국이 포함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합니다.
맥도널드 중국 사업은 미국 맥도널드가 추구하는 주 사업, 부동산 개발사업을 할 수 없습니다. 네, 맞습니다. 맥도널드의 주 사업은 외식이 아닌 부동산 개발사업입니다. 맥도널드가 버거와 감자튀김을 판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미국 맥도널드가 실제로 파는 것은 브랜드이며 수익을 내는 것은 부동산입니다.
왜냐하면 강력한 맥도널드 브랜드를 통해 집객을 할 수 있으며 임대료를 낼 수 있는 사업을 만들 수 있습니다. 높은 임대료는 부동산 가치를 상승시킵니다. 미국 맥도널드는 브랜드를 통해 맥도널드 점포를 개발할 수 있고 매장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게 되면 그에 따른 부동산 가치 상승의 수혜를 온전히 누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맥도널드는 미국에서 상업용 부동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회사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부동산 개발 사업 모델을 추진할 수 없습니다. 중국에서는 민간의 소유 소유권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100년 동안 토지를 임대하고 그 후 토지는 국가에 반환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중국 맥도널드 사업에 따른 부동산 가치 상승은 대부분 중국 정부에 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 맥도널드로부터 법인세도 못 받는 한국의 상황과 대조되는 중국 맥도널드의 상황을 볼 때 아쉽고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화가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