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부채 한도를 올리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미국 의회는 국가 부채 한도 증액 문제를 놓고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매년 정부 재정으로 들어오는 돈(세금, 국채 발행)보다 많은 돈을 써서 재정 적자를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인프라 프로젝트, 사회보장 프로그램, 국채에 대한 이자 등 정부 지출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세금을 걷고 국채를 발행합니다.
세금을 올리면 유권자의 신경을 건드리게 되니 국가는 채권 발행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국채를 활용하여 계속 자금조달을 할 경우 나라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으니 의회에서 제한을 두는 것이 부채 한도입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신경전을 벌이고 있으며 국가 부채 법정 한도인 2023년 6월 1일까지 부채 한도 증액이 해결되지 않으면 미국은 채무불이행 사태에 빠지게 됩니다. 서로 합의를 보지 못하면 둘 다 죽는 전형적인 치킨 게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채무불이행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아닙니다. 미국이 채무불이행에 빠지게 되면 전 세계가 혼란에 빠질 수 있습니다.
국가도 개인과 마찬가지로 채무에 대한 이자를 지불하지 않으면 채무불이행에 빠지게 됩니다. 미국 의회가 부채 한도 증액을 허용하지 않으면 재무부는 추가로 부채를 늘릴 수 없을 것입니다. 이 경우, 미국은 채무불이행에 빠지게 됩니다.
미국이 채무불이행에 빠지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금융 시장에 엄청난 혼돈과 충격이 예상됩니다. 미국 연방 공무원의 급여 지급이 중단되고 사회보장연금과 재향군인에 대한 연금 지급도 중단되게 됩니다. 주가가 떨어질 것이고, 금리는 상승할 것입니다. 또한, 달러의 가치도 하락할 것입니다.
금융 시장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삶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더 피곤해질 것입니다. 최악의 경우, 세계 경제를 침체에 빠지게 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의 부채는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왜 이렇게 클까요?
미국의 부채는 세계 경제의 핵심적인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국채는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에서부터 이자율까지 금융과 일상 생활에 관련된 모든 결정에 영향을 미칩니다.
미국의 국채는 미국 정부가 투자자로부터 빌린 채무를 의미합니다. 정부만 채권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자체, 은행, 회사도 채권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습니다.
국채, 회사채, 은행채 등은 모두 채권으로 분류됩니다. 발행하는 주체에 따른 분류되지만 채권은 동일한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투자자는 10년 만기 1억 원의 채권을 매입합니다. 이 채권의 이자율은 3%입니다. 투자자는 매년 300만 원을 이자로 받고, 10년 후 원금인 1억 원을 받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이자율입니다. 채권의 위험이 높으면 이자율도 높습니다. 오랫동안 이자를 문제없이 상환한 AAA의 신용도를 가지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회사채의 경우, 5% 초반의 이자율을 약속합니다. 최근에 망한 크레디트스위스의 회사채는 10%의 이자율을 약속했었습니다. 높은 이자율에 대한 욕심으로 크레디트스위스에 투자한 투자자는 현재 많은 돈을 잃었겠죠?
위험이 높을수록 리턴도 높아지는 것은 금융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입니다.
투자자들은 감수해야 할 위험 대비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수익은 얼마인지 항상 고민하여 투자를 합니다.
그럼 돈을 잃을 위험이 전혀 없는 투자에 있어서는 얼마큼의 이자율을 원할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미국 국채 이자율입니다.
미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가장 강한 국가로서 망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없다고 평가됩니다. 이런 이유로 미국 정부가 이자를 지불하지 않을 위험을 0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Risk-Free 자산 또는 벤치마크라고 말합니다.
미국 국채의 이자율을 기준으로 리스크를 평가하고 리스크 프리미엄을 산출하여 마이크로소프트 회사채, 크레디트 스위스의 회사채의 이자율을 정하게 됩니다.
모든 투자자가 리스크 없는 투자를 원하지는 않았습니다. 리스크는 있지만 더 높은 이자율을 원하는 투자자도 많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다양한 회사채, 주택저당채권, 정크본드 등 다양한 채권이 발행되는 것입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10년 국채의 이자율이 가장 낮은 수준이고, 그 위에 무디스 AAA 회사채, 30년 만기 주택저당채권의 이자율이 위치해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미국 10년 국채가 상승하게 되면 AAA 회사채, 30년 만기 주택저당채권의 이자율, 정크본드 등 모든 이자율은 상승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국채의 이자율이 움직이게 되면 투자사, 은행, 회사, 소비자 등 모든 경제 주체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볼게요.
미국이 채무불이행에 빠지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첫 번째로 예상되는 사항은 신용등급 하락을 통한 미국 국채의 이자율 상승입니다. 현재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이자율이 4%라고 가정해 볼게요. 만약 미국이 채무불이행에 빠지게 되면 투자자는 원금을 잃을 수 있습니다. 리스크가 없다고 생각했던 미국 국채에 리스크가 있게 되는 거죠.
그럼 투자자는 4%에는 미국 국채에 투자 하지 않을 것이고 리스크를 감안하여 7%의 이자율을 약속해야 투자를 고려할 것입니다. 또한, S&P, 무디스와 같은 신용평가기관이 미국의 신용등급을 하락할 수 있습니다. S&P의 경우 2011년 8월에 실제로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시켰습니다. 이 경우, 미국 국채의 이자율이 올라가게 됩니다.
두 번째로 예상되는 사항은 미국 국채 투자자의 손실입니다. 미국 국채의 이자율이 올라가게 되면 기존 미국 채권에 투자한 포트폴리오의 가치는 하락하게 됩니다. 은행을 포함한 다양한 금융기관이 어려움에 빠질 수 있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예상되는 사항은 다른 채권의 이자율 상승입니다. 미국 국채는 Risk-Free로서 다른 채권의 벤치마크가 됩니다. 미국 채권의 이자율이 오르게 되면 다른 채권의 이자율은 따라서 올라가게 됩니다.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미국이 일주일 동안 채무불이행에 빠지게 될 경우, 세계 경제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경제 침체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700만 개의 직업이 사라질 수 있으며, 10조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무서운 시나리오를 발표했습니다.
데드라인은 2023년 6월 1일입니다. 미국은 과연 채무불이행에 빠질까요?
미국이 잃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미국 의회는 죽기 살기로 싸우기는 하지만 채무불이행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S&P 500 지수를 보면 5월 25일까지 채무불이행에 대한 우려가 커서 주가가 많이 빠졌습니다.
그러나, 5월 25일부터 채무불이행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면서 주가가 급상승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미국의 채무불이행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