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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노동자 May 30. 2023

기업 분할

전문화와 경영 환경의 변화로 인한 추세

존슨 앤 존슨과 GE는 2021년 말 기업 분할을 결정했습니다. 존슨 앤 존슨은 소비자 건강 제품과 의약품으로 사업을 분할했습니다. GE는 의료, 전력, 항공을 중심으로 3개의 회사로 분할했습니다.


기업분할은 사업 부문을 재편함에 있어 새로운 사업 부문을 육성하고 전문화하여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에서는 AT&T, 타임 워너, 화이자 등의 회사들은 기민하고 효율적인 회사를 만들기 위해 기업을 분할했습니다. 


기업분할의 배경은 무엇일까요?

1980년대까지 대기업 모델은 효과적으로 평가되었습니다. 다른 사업 간 시너지 효과를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시장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의 사이즈는 곧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세계 경제가 통합화되고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대기업 모델의 효율성은 급격히 저하됩니다. 


이와 동시에, 1980년대부터 Leverage Buy Out(LBO)가 활성화되기 시작합니다. LBO는 차입인수(借入引受)라고 하는데 인수 대상 회사의 매수자가 차입금으로 매수자금의 대부분을 조달하는 기업 인수 방법입니다.


이때 미국의 대기업들은 사업을 분할하여 높은 금액에 LBO 전문 PE(Private Equity)에게 매각하여 현금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는 거대한 흐름의 전환을 만들었습니다. 아무리 대기업이라도 한 부분에서 휘청하면 한 번에 나락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S&P 500과 다우 존스 지수가 급락하고 글로벌 기업이 순식간에 망하는 것을 본 투자자는 리스크를 분산을 위해 기업 분할 압력을 넣기 시작했습니다. 


독일 기업인 지멘스는 기업 분할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높였고 경쟁자인 GE의 기업 가치를 추월할 수 있었습니다.


대조적으로 GE는 계열사 중 하나인 GE Capital이 공격적으로 리스크 테이킹 하였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GE Capital의 손실은 GE 전체에 영향을 미쳤고 GE의 기업가치는 하락했습니다.


대기업의 분할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합니다. 그 중 하나는 전문화의 증가입니다. 현대 경제에서 한 기업이 모든 영역에서 성공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특정 산업이나 시장에 집중하는 기업들이 경쟁력과 혁신 능력에서 우위에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기업은 특정 분야에 더 집중할 수 있으며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기업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고 이는 주주에게 더 큰 이익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요인은 변화하는 기업 지배 구조입니다. 과거 대기업은 하나의 강력한 CEO가 모든 경영을 주도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주주들은 기업 이사회에 대한 더 많은 책임과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대기업들이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기업 분할은 위험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직원들과 고객들에게 일시적인 혼란을 야기할 수 있으며 기업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줄 있습니다. 또한, 자기업이 모기업으로부터 분할되면 한 지붕에서 일할 때 가지고 있던 시너지 효과를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현대 경제에서 기업을 분할하려는 추세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환경에 더 기민하고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적정한 기업의 규모는 축소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업분할을 기업합병과 같이 생각해 볼게요. 기업분할과 합병은 기업 규모의 최적화를 찾는다는 측면에서 공통점을 가집니다. 그러나, 기업분할은 기업의 규모를 축소하여 효율성을 추구하는 반면 기업합병은 기업의 규모를 늘려서 사업 부분 간 시너지 효과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서로 대칭점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은 경제의 개방성과 경쟁을 장려하는 경영 환경을 가지고 있어 기업의 분리 및 합병이 국내 보다 많이 일어납니다. 


반면에 한국은 경제에서 재벌의 집중도가 높습니다. 한국의 재벌은 다양한 산업 부문에 걸쳐 사업을 영위하고 종종 수직적인 계열 구조를 가지며, 이들은 한 가족에 의해 지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에서 대기업을 분할하는 것은 기업 구조의 개선, 투명성 강화, 경영의 효율성 향상 등을 목표로 하는 정부의 노력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부는 재벌들이 과도한 부채와 비효율적인 경영 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분할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미국처럼 대기업을 분할하는 것은 미국만큼 자주 일어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재벌은 여전히 경제의 중심이며, 거대한 규모에도 불구하고 한 가족에 의해 지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분할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대기업을 분할하는 것은 정부의 노력과 관련이 있으며, 재벌체제의 개혁과 기업 지배 구조 개선을 위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한국 경제에 대한 불안 요소가 될 수 있어서 정부가 조심스럽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기업 분할에는 효율성, 경쟁력, 주주 가치 극대화, 투명성 및 지배 구조 개선 추구라는 공통된 목표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에서 기업 분할을 추진하는 미국과 한국의 목적은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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