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권의 길 5/6
2023/5/28
지난 30여 년 동안 중국의 경제 성장은 기적이라는 말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나날이 달라지는 발전의 모습이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런 폭발적 성장이 중국인의 힘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투자자로서 소비자로서 세계 모든 사람의 기여가 없었더라면 중국의 기적과도 같은 성장은 없었을 것입니다.
경제성장은 생산의 증가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경제가 비약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제품을 받아줄 시장이 존재해야만 합니다. 대부분의 인구가 빈곤 상태에 있던 개방 초기의 중국에서는 자본도 시장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해일과도 같은 해외투자의 유입과 바다와도 같은 수출시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세계의 모든 자본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 중국으로 몰려들었고 세계의 소비자들은 저렴한 중국산 제품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중국 경제 성장의 혜택 역시 중국만의 것은 아니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기업이 중국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고 오랫동안 세계경제에서 인플레이션이란 말이 사라졌습니다.
이 모든 선순환의 바탕에는 중국의 정치적 안정과 점진적으로 자유로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로 이행할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있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나라, 정부가 언제라도 규칙을 바꿀 수 있는 나라와의 거래를 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개혁개방이 시작된 이후 몇 번의 평화로운 정권 이양이 이루어지는 동안 이러한 기대가 충족되는 듯 보였습니다. 큰 위험을 인식하지 않고 중국과의 거래가 지속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러한 기대는 사라졌습니다. 소위 '차이나 리스크'가 커지면서 대부분의 외국 기업들에서 큰 충격 없이 중국 투자를 줄여가는 것이 선결 과제가 되었습니다.
2017년 시진핑 총서기는 일인종신독재가 가능하도록 하는 헌법개정을 단행했습니다. 스스로를 황제로 추대하는 쿠데타를 일으킨 것입니다. 자신의 뜻에 반하는 누구라도 숙청할 수 있고 어느 누구라도 두려워서 아무런 반대의 소리도 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국민도 기업도 예외가 아닙니다.
정치적으로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최악의 정치 체제가 공포정치에 의존하는 일인독재체제입니다. 중국인에게 대재앙의 결과를 가져왔던 '대약진 운동'이나 '문화혁명'도 모두 마오쩌둥 일인독재체제의 산물입니다. 이제 중국의 정치체제는 그 시대로 되돌아간 것입니다.
일인독재체제가 불안정한 것은 권력 승계와 권력분배를 둘러싸고 수많은 투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당장은 일사불란해 보일지 모르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혼란스러운 투쟁이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투자는 줄어들어 경제의 성장동력을 잃어갈 것이며 정치적 혼란을 가속화할 것입니다. 중국은 패권의 길에서 멀리 벗어나게 될 것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중국이 일인독재체제로 접어들면서 평화롭게 떠오를 수 있는 길을 스스로 져버리게 된 것을 정치적 관점에서 논의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패권도전의 발톱을 드러내지 않았더라면 중국의 잠재력으로 볼 때 자연스럽게 중국이 세상의 중심에 우뚝 서게 되지 않았을까 하고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힘이 있으면 다른 사람을 힘으로 내려 누르려고 하다가 스스로도 파멸하게 되는 것이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숙명과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