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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가 경영학자 Jan 22. 2024

진정한 나를 찾아서

신앙의 길 1/4

Royal Salute Series no.41  국군의 날 시가행진

2024/1/21


제가 가톨릭 세례를 받은 것은 1982년 막 유학생활을 시작하던 때였습니다. 생면부지의 저를 공항에서 픽업해 주셨던 교포분이 간곡하게 권유하셔서 종교나 신앙에 대해서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제가 세례를 받게 되었습니다. 유학생활에 힘들 테니 교리는 세례 받고 난 뒤 천천히 공부하라고 해서 기도문 몇 개 외우고 세례를 받게 되었습니다.


세례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냉담에 빠지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학업 따라가는 것도 힘든데 주일마다 20마일 정도 떨어진 글렌데일에 있는 성당에 가는 것도 힘들었지만 의미가 전혀 통하지 않는 성서를 받아들이고 소화하는 것은 당시로서는 불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어렵게 학위를 받고 귀국해서는 교수로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생활도 안정이 되고 사회적 지위도 얻고 누가 보더라도 불만을 가질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경제적 안정이나 사회적 지위가 생기 있는 삶을 의미하지는 않았나 봅니다. 쉽게 화를 내고 늘 쫓기는 느낌, 상처를 주고받고, 교만하면서도 열등의식을 갖고... 삶은 점점 메말라 갔습니다.


위기의식을 갖고 물에 빠져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성서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인도자의 도움으로 마태오복음부터 시작했는데 일꾼이 일한 시간에 관계없이 동일한 일당을 지급하는 농장주의 비유에서 막혔던 가슴이 확 열리고 마음의 상처  부위가 아무는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무엇이었을까요? 묵상의 길을 따라가 보니 거기에서 비교되지 않고 비교하지 않는 나 자신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진정한 나를. 그 농장주는 한 인간의 존재를 오롯이 비교하지 않고 인정해 주었습니다. 인간은 태어나자마자 비교의 창살 안에 놓인 길을 살아갑니다. 그 길에서는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그 농장주는 비교의 창살 안에서부터 저를 꺼내주었습니다.


제가 느끼는 모든  불행감에 대해 묵상해 보면 그것은 모두 비교에서 시작합니다. 시기와 질투, 교만과 열등의식, 욕심과 탐욕... 인간으로 살아가는 한 비교의 창살에서 완전히 벗어나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저는 성서에서 비교의 창살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길을 따라나섭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명망 있는 이슬람 가문의 장남으로서 미국에서 의대를 다니다가 그만두고 크리스천 목사가 된 저자의 이야기입니다. 종교란 어쩌면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길일지도 모릅니다. 이 저자 역시 성서 속에서 진정한 자신을 만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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