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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후열시 Jun 23. 2024

No.5 차분하게, 그리고 따뜻하게 (1)

기복이 없는 것이 좋다.

습도, 온도 나무에는 치명적이다. 그리고 나에게도.



여름이라는 계절은 때론 많은 것을 알려주곤 한다. 가만히 있어도 짜증이 나는 계절은 뜨겁게 달궈진 공방 안에서는 더욱 커지게 된다. 짜증이라는 감정은 조금씩 사람을 파먹고 부정적인 생각들이 심어지곤 한다. 그리고 혼자서 운영하는 나에게는 그 감정이 더 크게 부풀어 오르고 있다.



나는 지금 잘하고 있는 것일까? 



작년부터 지금까지 많은 공방들이 문을 닫고 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판매가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계속해서 나빠지는 경기 속에서 살아남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닐 것이다. 이름이 제법 알려진 공방들도 규모를 줄이고, 인원을 줄이는 실정이다.



다행히도, 아직 나는 잘 살아남고 있다. 아니 조금 더 잘 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나는 잘하고 있는 것 일가에 대한 의문이 글을 쓰지 않았던 순간부터 일주일 전까지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다.


 

첫 주문. 가장 기분이 좋았던 시간이다. 모든 정성을 쏟아 가구를 제작해 신나게 배송을 했고, 만족하는 고객의 모습에 나 또한 뿌듯함이 더한다. 그리고 계속되는 주문들. 쉬는 날은 없고, 조금씩 내 몸은 기계가 되어 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보람은 사라지고, 정신도 지쳐가고 있다.



수제가구의 멋은 정성을 쏟아 그 정성이 고객에게 닿는 기쁨이다. 하지만, 기계가 되어 버렸다면 감정은 없고, 그저 일을 처내는 것뿐인 것이다. 밤을 새우는 일이 많아지며, 심지어 몸도 조금씩 망가지기 시작한다. 이쯤 되면 멘털은 터져, 지쳐 쓰러지거나, 공방을 문을 닫곤 한다.



공방은 대부분은 1인으로 운영하고 있기에 쉽게 지쳐 쓰러진다. 심지어 몸과 머리는 다 써야 하는 직업이기에 난이도는 더 극악이기도 하다. 



얼마 전까지 나는 멘털이 터질 듯 말 듯 한 상황까지 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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