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과 토마토등을 인도에서 수입하고 망고묘목도 인도의 봄베이것을 최고로
너무나 까마득한 옛날이야기을 소환하느라 머리가 느리게 회전한다. 부모님을 모실 때는 매일 동네 태평시장을 다녔다. 그날그날 먹을 것을 그날그날 사서 음식을 했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방글라데시에서 살면서 파름 게이트 노점상에서 장을 보던 생각이 난다.
파름 게이트 시장이란 농업성이 있는 그 근처에 거리에 장이 서서 붙여진 이름으로 원래는 영어로 FARM GATE을 말한다.
방글라데시의 아사드게이트 원예센터에서 일이 끝나는 시간에 마땅히 갈 곳이 없으면 이 시장에 들러 토마토 감자등을 샀다. 열대 채소인 다다, 동그란 호박과 같은 짙은 보라색의 가지인 베군, 작은 고추이지만 매운 모리츠, 노리끼리한 기다라면서 한국오이보다 두꺼운 오이, 작고 가느다란 당근, 봉오리가 하얀 보로컬리인 컬리플라워, 우리나라 콩꼬투리와 비슷한 30cm 이상 긴 snack bean.
과일도 신기한 것이 많았다. 누구나 다 아는 파파야. 커다란 돌덩어리 같은 곁이 오돌투둘하게 나온 잭푸룻인 까탈은 껍데기를 벗기면 안에 노란 감 같은 것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그 하나를 뗴어내서 그 노란 부분을 먹으면 씨앗이 나온다. 정말 달고 맛있다. 이 과일은 여자들에게 좋다고 한다. 단면이 별모양인 감랑가도 있다. 그리고 여름이 될 무렵에는 리치인 리츄가 단내를 풍긴다. 오톨토돌한 겉껍데기를 벗기면 하얀색의 먹을 부위가 나온다. 그것을 먹으면 적당히 달은 리쭈가 나온다. 그 안에는 씨앗이 나온다. 방글라데시에서 있을 때 더위에 지쳐 밥을 못 먹을 때는 이 리쭈을 먹곤 했다. 겨울이 끝나갈 무렵에는 구아바가 나온다. 곁에서 보기에는 동그란 모양에 녹색과일인 구아바. 한입 깨물면 부드럽고 달다. 비타민C가 풍부해 감기에 걸린 사람들이 많이 먹는다고 했다.
그리고 방글라데시에서는 과일의 여왕이라는 망고가 생산된다. 망고에는 품종이 많은데 방글라데시에서 생산되는 망고는 곁은 녹색이고 이것을 자르면 과육 부분은 노란색으로 씨앗이 비교적 크다. 과육 부분을 먹기 위해 타원형인 과일을 양쪽으로 켵면을 자르고 자른 부위에 칼집을 내어 네모난 과육을 스푼으로 퍼먹는다. 아사드게이트 원예센터에서는 봄베이 망고가 제일 좋다고 이야기하고 봄베이 망고 묘목을 팔았다.
분기별 코이카로 보내는 보고서에는 방글라데시 농업성에서 주최하는 농업박람회에서 찍은 각종 망고사진을 첨부해서 보냈었다. 그때는 품종별 특성을 적어 보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
방글라데시에는 93년과 95년쯤에는 커피숍이 거의 없었고 커피를 파는 곳은 호텔이 유일하다시피 했다. 가끔씩 커피를 마시러 휴식을 취하러 소나르강 호텔등을 찾았다. 밖은 찌는듯한 더위에도 호텔은 시원했다. 그리고 떠들썩한 분위기에서 잠시 조용히 있고 싶을 때는 호텔에 들려 커피숍에서 책을 읽고 편지를 쓰곤 했다.
집과 가까워 릭샤를 타고 오고 가기도 했다. 그러다 호텔 건너편의 큰 시장을 알게 되었다. 카오랑 바자르였다.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이거나 서울의 용산역 전자타운이 된 농수산물시장쯤으로 생각되었다.
처음에는 카오랑 바자르시장을 조용히 걸으며 구경을 하곤 했다. 화덕에 루따를 굽는 것을 이곳에서 처음 봤었다. 벽이 없는 건물에 한 무더기로 쌓아놓은 마늘, 양파, 토마토등은 인도에서 수입된 농산물이었다. 우리나라 도매 시장으로 이곳에서 상인들은 광주리에 리어카에 채소 등을 사갔다. 아마 지금쯤은 카오랑 바자르가 개발 논리에 밀려 방글라데시 수도인 다카의 외관지역으로 밀려나고 그 자리에 빌딩들이 들어서지 않았을까 싶다.
고팔토거 망고. 방글라데시는 태국이나 필리핀과 같은 노란 망고을 먹는 것이 아니라 녹색으로 위가 약간 익은 망고를 먹는다. 과육은 진한 노란색이다. 망고에 다양한 품종들이 있다.
감랑가다. star fruit이라고 하는데 달고 시다. 단면을 자르면 별모양이다.
패아라. 구아바라고 불리며 봄에 나온다. 과육은 미색이며 한 입 깨물면 상당히 부드러우며 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