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는 황토색 달걀이 흔해, 예전에 한국은 달걀색이 흰색이었는데
딸이 푸딩을 좋아한다. 잊고 있었던 음식이다. 내가 푸딩을 먹어 본 것은 방글라데시 아롱이라는 찻집이다. 요즘말로 차와 디저트을 파는 방글라데시 수공예전문점의 티샵이다.
내가 근무하는 아사드게이트 원예센타 근처에 그 나라에서는 높은 건물인 아롱은 건물 전체가 수공예품을 팔았다. 고급상가였다. 그 맨 윗층에 티샵이 있었다.
방글라데시 과학연구소에서 근무하는 동료 단원이 아사드게이트 원예센타을 오면 그 친구와 아롱샵에 가서 홍차을 마시거나 노란 푸딩을 먹었다.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었다. 근무가 끝나는 오후에 집에 가서 만들어보기도 했다. 어느 날인가는 옆집에 농업성 푸드 윙에 근무하는 국장 둘째 며느리가 푸딩을 해서 내가 사는 집 문을 두들겼다. 그녀는 방글라데시 비하리로 자끄마였는데 귀여운 여인으로 10대에 결혼을 해서 일찍 세네살정도의 아들을 두고 있었다.
계란과 우유, 설탕을 섞고 바닐라 향을 첨가해 중탕을 해서 집에서 만들었다고 가져왔다. 어떻게 만드는 지 설명을 해줘서 나는 집에서 종종 푸딩을 만들어 먹었다.
집에서 만든 푸딩을 냉장고 안에 넣어두고 후덥지근한 날에 시원하게 달콤한 푸딩을 맛보곤 했다. 푸딩에 바닐라 향을 첨가하기 위해서 가게에서 바닐라 향액체을 사기도 했다.
그러다 할머니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어려서 간혹 아버지을 따라 여행을 하곤 했다. 어느날 인가는 할머니집에 갔다. 추억속에서 할머니는 나에게 설탕이 들어간 달짝지근한 달걀찜을 해 주셨다.
어머니 말에 의하면 할머니는 단 음식을 좋아해서 설탕을 포대로 사 놓고 먹으셨다고 한다.
어머니는 단 음식을 안좋아해서 아버지가 사탕을 사가지고 집에 와서 어린 우리들에게 사탕을 주는 것을 싫어했다. 나는 딸을 키울때 이빨 상할 까봐 사탕을 안 사주었다.
우리나라 달걀은 원래 흰색의 껍질이었다. 방글라데시에서 노란 달걀을 사서 먹었는데 친구에 의하면 노란 달걀이 영양가가 더 있다고 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우리나라도 육계와 달걀을 낳는 닭의 품종들이 바뀌어 토종닭은 다 사라지지 않았을까 싶다.
딸이 홈플러스에 가면 푸딩을 산다. 집에서 만들어 주기도 했는데 모양이 예쁘게 나오지 않았다. 예쁜 푸딩을 한 번 만들어 시원한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딸아이에게 선물해 볼까 싶다.
딸은 달걀의 노른자와 우유, 설탕을 넣고 프랑스 디저트을 집에서 만드는데 자꾸만 들어도 그 디저트의 이름을 잊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