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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이 달려도, 내가 피드백 주고받을 용기를 내는 이유

이제껏 내 글에 달린 댓글들을 살펴보며





* 매일매일 영어공부와 인생공부하며 꿩 먹고 알 먹는! 알짜 모임 :)

<하루 15분 영어 필사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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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 만에 '첫 완판'을 이루어 낸 떡볶이 집 사장님


내 고추장에 내가 실망을 했어.
나는 진짜 정성을 다 쏟았는데.
힘들었다고.
간장도 생각도 못했어.
계속 해온 게 그냥 허망하잖아, 허망해.
정성을 많이 했는데 그게 아니니까.


얼마 전 설을 맞아 사촌 네 갔을 때 '백종원의 골목 식당'을 시청했다. 위는 그 프로그램에 나온 떡볶이 집 사장님이 하신 말씀이다. 사장님은 평택 역 부근에서 20년간 떡볶이 집을 운영하시고 '첫 완판'을 하셨다. 한동안 눈물을 뚝뚝 흘리시며 말을 잇지를 못하셨다. 



그 눈물은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동안 얼마나 마음고생을 하셨을까.



저 말이 나는 너무나도 가슴 아팠다. 백종원과 같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나침반 역할을 잘해주었더라면 첫 완판은 20년이 아니라 20일이 걸렸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허망'이라는 단어가 그처럼 어울리는 상황이 또 있을 수 있었을까. 



제대로 된 피드백(Feedback)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려주는 자료였다.


# 피드백이 필요하지 않은 곳은 없다. 


몇 시간 전, 블로그 알림이 떴다. 

그래서 클릭을 해보니,

글쎄!!


책을 쓰시고 글쓰기 강연을 하시는 이동영 선생님께서 내가 블로그에 쓴 글에 댓글을 남겨주신 것이었다. 선생님께서는 "이토록 멋진 후기라니요!"라는 댓글과 함께 눈물을 쏟아내며 두 엄지를 치켜세우는 노란 장발의 사나이 스티커를 붙이고 가셨다.



브런치에서 선생님의 글을 발견하게 되고 이미 선생님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모든 글이 훌륭했지만 지금으로부터 약 1주일 전, 내 마음에 가장 와 닿은 글을 만나게 되었다.

우리 모두 피드백을 소홀히 해선 안된다. (이동영 작가님의 댓글을 보며)


바로 '처음엔 내가 안아주었지만, 세상에 나온 뒤로는 글이 나를 안아준다.'는 문장 때문이었다. 그 문장은 <글을 보여준다는 용기 (부제: 선한 영향력을 글이라는 도구로 세상에 퍼뜨린다는 강력한 동기)>라는 제목을 가진 글 안에 담겨 있었다.



문장을 보자마자 글을 따라 움직이던 시선은 정지했다.

아주 오랜 시간을 말이다. 

그리고 내 눈에는 눈물이 차올랐다. 



매일 글쓰기를 실천하고 있는데 그날 글은 그것에 대해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그 글이 나에게 얼마나 큰 의미로 다가왔는지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을 담아 썼다. 글을 작성한 뒤 선생님께 '선생님의 글을 읽고 무척 감명을 받아 이러한 글을 썼어요.'하고 글 링크와 함께 쪽지를 드릴까 고려를 해 보았다. 나도 강의를 하는 사람으로서, 피드백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선생님께서 확인하시려면 얼마든지 확인하실 길이 있으실 것 같았다. 강의를 하시는 선생님께서 피드백이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강의뿐만이 아니다. 글쓰기에도 피드백이 필요하고, 제품 사용에도 피드백이 필요하다.

피드백이 필요하지 않은 곳은 없다. 


# 내가 받은 피드백에는 무엇이 있었나


피드백이라는 단어만 들으면 내게는 늘 떠올리는 순간이 있다. 내가 졸업을 앞두고 코엑스에서 열린 호텔관광취업박람회에 참가했을 때였다. 그곳에서는 호텔 현장에서 잔뼈가 굵으신 분들로부터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무료로 제공했다. 



멘토링을 신청하고, 호텔에서 오래도록 근무하신 어느 선배님과 일대일로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중년 여성이셨던 그분은 호텔 근무의 장점으로 '피드백이 빠르다'는 것을 꼽으셨다. 그때가 피드백이라는 단어를 가장 강하게 인식했던 순간이었다. 



역시나 호텔은 내가 행한 행동에 대한 결과가 매우 즉각적으로 나오는 곳이었다. 


내가 규칙대로 행동했을 때, 유연성을 발휘하지 않은 나를 향한 컴플레인은 바로 나왔다. 나의 태도가 마음에 드셨을 때 역시 마찬가지였다. 메일에 나의 이름을 언급하시며 칭찬을 해주시는 칭송 메일 역시 즉각 나왔다. 



고객의 피드백뿐만이 아니었다. 동료(상사)의 피드백 또한 무척이나 빨랐다. 나는 '게스트 서비스 부분에서는 나름의 평가를 받고 있으나, 그것에 비해 업무 퍼포먼스는 떨어진다'는 피드백을 들었다. 사람과 교류하는 일에는 고유한 능력을 발휘하였지만, 오퍼레이션을 다루는 능력이 선천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결국 호텔 문을 나왔다.



호텔리어로서 착용하던 유니폼과 쪽머리를 벗어던지고, 나는 자유롭게 옷을 입은 채 머리를 풀어헤친 아동 영어 교사가 되었다. 


대부분의 아동 영어 교사들은 혼자 수업을 진행한다. 물론 아이들의 표정이나 참여도를 보며 반응을 느낄 수는 있다. 그래도 제대로 된 피드백에 늘 목말라한다. '내가 과연 바른 길로 나아가고 있는 걸까. 무언가 놓치거나 잘못된 것은 없을까.' 하는 고민과 함께 말이다. 그래서 자주는 아니더라도, 코치라는 분으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기회를 반드시 가진다. 



내가 코치분으로부터 받은 긍정적인 피드백 중 하나는 다양한 목소리 톤을 이용하여 이야기를 읽으며 아이들의 이해와 집중을 잘 도왔다는 것이었다. 또한, 아이들이 통 문장으로 말할 수 있도록 모델링을 지속적으로 해준다는 것도 있었다. 그러나 답변을 미리 말하기도 하여 아이들이 생각할 시간을 자칫하면 빼앗을 수 있다는 것이 강화할 점으로 제시되었다. 


# 내가 피드백을 주고받을 용기를 내는 이유


어떤 곳을 가던 부정적인 피드백은 두렵다. 그것 앞에 당당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아무리 건설적인 조언이 담겨 있다 할지라도 부정적인 피드백에 움츠러들지 않기는 결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피드백을 받아야만 한다. 아이폰이나 갤럭시폰이 꾸준히 업데이트를 하듯, 우리 역시 스스로를 업데이트하는 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활발한 피드백 주고받기를 희망한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 아닌가. 무엇이든지 순환하고 유통될 때, 더 잘 흐를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 그것이 내가 여행지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룻밤을 자든, 원데이 클래스 앱을 이용해 연기나 메이크업 수업을 들었든, 브런치에서 글을 읽었든 피드백 남기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는 이유이다.  



이동영 선생님께서는 수강생의 피드백이 당신을 살아가게 하고, 살아있음을 느끼게 한다고 하셨다. 선한 영향력을 끼쳐 수강생들이 스스로 변화할 때, 그것에서 당신의 존재를 확인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며칠 전 나는 글을 쓰고 이러한 피드백을 받았다. 


올해 초부터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국내외에 걸쳐 여러모로 어수선 하지만, 이러한 파도가 몰아치는 상황 가운데에서도 희망으로 인도해주는 등대의 등불처럼 좋은 글과 온화한 에너지를 선사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무 반응이나 악플이 무섭기도 하지만, 때로는 이렇게 '살아가게 하는' 피드백을 받기도 한다. 



그것이 어느 날은 

'쫄보 마인드에.. 지가 뭐라고 이것저것 다 재고 어휴 ㅋㅋ 지가 무슨 세상 풍파 다 겪어봤나ㅋㅋㅋㅋㅋㅋ'와 같은 악한 댓글을 받을지라도 내 글을 공개하는 이유이다. 

(사실은 댓글에 이것보다 훨씬 더 센 표현이 많았지만, 차마 그것은 올릴 수가 없어 생략했다.)



그 악플러 말대로 '쫄보 마인드'를 가진 나이지만, '피드백을 주고받을 용기'를 내며 끈질기게 글을 써 나가는 이유이다. 


You make decisions, 
take actions, 
affect the world, 
receive feedback from the world,
 incorporate it into yourself, 
then the updated 'you' makes more decisions, 
and so forth, 
'round and round'. 

- Douglas Hofstad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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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5분 영어 필사 모임>


내가 이동영 선생님의 글을 읽고 눈물을 흘리며 작성한 글

매거진의 이전글 '세상에 나온 뒤로는 글이 나를 안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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