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얼음의 나라, 아이슬란드
불과 얼음의 나라. 지구의 숨결이 가장 가까이에서 느껴진다는 곳, 끓어오르는 간헐천과 차가운 빙하가 공존하는 곳. 모순적이고 비현실적인 풍경, 이질적이면서도 완벽한 조화의 땅, 아이슬란드! 영상으로만 접했던 경이로움을 눈앞에 마주한다는 기대에 한껏 부풀었다.
여행은 준비부터 시작이다. 일정을 챙기고 날씨와 기온도 가늠하고 복장과 준비물을 미리 챙긴다. 방풍/방수 재킷, 방수등산화, 방한화, 목도리, 수영복, 전기포트, 보온병, 충전기, 라면과 간식거리까지. 혹한기를 피하였기에 옷가지는 엄청나게 줄었지만 26인치 캐리어 2개가 가득하다.
오랫동안 꿈꾸던 곳, 여러 차례 계획을 세웠었으나 아직 밟지 못한 땅, 남한만 한 면적에 인구는 고작 34만 명. 혹독한 기후에 부족한 숙소와 교통수단, 불편한 식사 등 때문에 나서기를 망설이다가 두 번은 예약했었는데 한번은 코로나로 또 한 번은 아이슬란드의 화산 폭발로 취소하였었다. 요즘은 여건이 아주 좋아져서 여행사의 상품이 다양해졌다.
출발 일주일 전! 이젠 무조건 간다. 유럽은 이번이 열 번째 여행이지만 장거리라 언제나 힘이 든다. 푸틴이 일으킨 전쟁으로 몇 시간이 더 늘었다. 헬싱키까지 14시간 비행, 2시간 후 레이캬비크까지 또 4시간 비행. 집에서부터 치면 꼬박 25시간 후에나 다시 땅을 밟는다.
그러나 환상적인 여행지를 생각하면 노력과 비용이 아깝지 않다.
높이 62m의 스코가포스(폭포)와 동굴 속에서 폭포가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는 셀야란폭포.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명소로 꼽히는 레이니스피아라의 주상절리와 검은모래해변. 화산과 빙하가 만들어낸 스카프타펠의 독특한 풍경을 조망하는 하이킹코스, 유럽 최대의 빙하 바트나요쿨이 녹아 바닷물과 용합되어 만든 빙하 라군과 호수에 떠도는 빙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싱벨리어 국립공원의 대초원과 빙하.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굴포스(폭포)의 장관. 하늘 높이 솟구치는 게이시르 간헐천. 화산의 폭발을 형상화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회 7위에 오른 독특한 양식의 건물인 할그림스키르캬(Hallgrims Church). 세계 5대 온천이라는 블루라군에서의 온천욕까지. 그 중에도 가장 기대되는 것은 역시 오로라 헌팅이다. 영하의 칼바람 속에서 하늘을 응시하며 푸른 빛, 초록빛으로 춤추는 전설처럼 신비로운 커튼 마주할 순간 무엇을 느낄까. 생애 가장 황홀한 아름다움에 탄성을 지르며 카메라셔터를 눌러댈 것이다.
아이슬란드 여행, 그저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곳이 아니라 살아있는 지구를 느끼고 자연의 압도적인 힘 앞에 겸손해지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