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일곱 살이 되는 겨울, 제주도를 가기 위해 생애 첫 공항에 가게 된다. 처음으로 비행기를 탄다는 기쁨으로 전날부터 야단이다. 아니, 그보다도 훨씬 전부터 들떴다. 하늘의 별자리나 우주를 좋아하는 아이라 그 기쁨은 더 큰 듯하다. 나도 비행기를 많이 타본 것이 아니다보니 공항이 낯설기도 하다. 아이 앞에 담담한 척하며 하나씩 미션을 수행한다. 비행기표를 발권받아 기내식 짐을 가지고 들어간다. 스튜디어스의 친절한 안내로 자리에 앉고 안전밸트를 한다. 앗! 휴대폰을 비행기 모드로 바꾸는 것도 잊지 않는다.
비행기가 이륙하고 육지가 점점 작아질수록 아이의 설렘과 신기함은 절정에 다다른다. 신기한 건 나도 마찬가지다. 연신 셔터를 누르며 '육지야, 안녕. 우리 바다 건너 다녀올게.' 인사한다. 귀가 '멍'한 느낌도 신기할뿐 불편하지 않다. 처음은 모든 게 신기하다. 공항은 우리에게 설렘으로 남는다.
두 번째 공항을 간 것은 필리핀 세부를 갈 때다. 초등학교 1학년 여름이다. 한 살 더 먹었다고 의젓해졌는가? 아니다. 처음 비행기 탔을 때의 들뜸을 여전히 간직한 아이는 이번에는 몇 배의 시간을 가야 함에도 잠도 안 잔다. 3박 5일의 일정. 공항에서 밤을 새다시피 한다. 아이는 그것조차 재밌단다. 아이에게는 핸드폰이 없다. 뭘 하면서 그 시간을 보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단지, 우리는 공항에서 기나긴 시간을 기다렸고 그러면서도 가슴 속에 행복덩어리를 태우고 있었다는 것이다.
피난민이 된 듯 공항에 죽치고 앉아 있으면서도 모두들 행복은 숨길 수 없다.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 떠나기 전에 느끼는 스릴과 설렘. 돌아오며 느끼는 기쁨과 행복. 이 모든 감정들을 얼굴에 담고 공항에서 밤을 샌다. 공항은 모든 것을 받아주는 곳이다. 이별조차 아름답게 포장해준다. 여행을 떠나는 이들에게 설렘과 기쁨을, 헤어지는 연인에게는 또 만날 날의 기약을. 저마다의 추억과 사연을 담은 사람들을 공항은 지긋이 바라본다. 수많은 사람들이 가고 오는 곳. 공항은 저마다의 마음을 안다며 웃는다.
제시어: 공항
타자수: 1000자
오필리아처럼~
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