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재밌었죠? 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요."
환희에 찬 사람들의 함성. 모두가 하나 되어 강강술래를 한다. 헤어짐이 아쉽다는 듯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저 자리에 있고 싶다. 서도밴드 공연에 가고 싶다.
4년 전, 왼쪽 무릎과 발목 수술에 이어 1년 전, 왼쪽 무릎 보강 시술과 오른쪽 발목 수술을 하고 재활 병원에 있을 때, 처음 실시간으로 서도밴드 공연 영상을 본다. 수술 하루 전, 인생 뭐 있냐며 그동안 문 앞에서만 맴돌다 돌아간, 서도밴드 팬 카페에 가입한다. 인사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지켜보기만 하던 어느 날, 서도밴드 공연 소식을 듣게 된다. 몸은 가지 못하지만 유튜브 실시간 방송을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 가슴이 뛴다. 공연의 열기는 멀리 떨어진 입원실까지 전해진다. 이어폰을 꽂고 내게 주어진 한 평 남짓 공간에서 함께 하는 서도밴드 라이브 공연. 이날의 흥분은 재활치료에 기름을 붓는다. 더 이를 악물고 치료를 한다. 목발을 짚고 천천히 걷고 다리 운동을 한다. 목표는 오직 하나. 서도밴드 공연에 가는 것. 서도밴드와 함께 호흡하는 저 흥분의 도가니 속에 '나'가 존재하는 것. 오직 그것 하나다.
수술을 하고 삐꺽거리는 다리로 퇴원한다. 물에서만 걷기 운동하고 최대한 딱딱한 땅에서는 걷지 말라는 의사 선생님의 지시에 공연장 갈 날이 멀기만 하다. 주저 앉고 싶다. 이대로 이불을 덮어쓰고 숨어있으면 아무도 모르지 않을까. 약해진 마음을 틈타 우울이 찾아온다. 일어난다. 공연장에 가고 말테다. 함께 하고 말테다. 다시 이를 악문다. 나의 의지가 예사롭지 않음을 알게 된 걸까. 하늘이 두손두발 들어버린다. 살아난다. 다시 태어난다. 생명수를 마신다. 서도밴드라는 이름의 생명수가 나를 살린다.
여전히 다리는 삐꺽거린다. 한 번 망가진 다리가 처음처럼 될리 없다. 욕심을 버린다. 함께 살기로 한다. 지금은 서도밴드 스탠딩 공연까지 함께 한다. 다리를 달래가며 우린 함께 한다. 기적이라고 한다. 서도밴드와 함께 하고픈 간절함이 나를 살린다. 다시 태어난다.
제시어: 간절함
타자수: 999자
오필리아처럼~
필이~^^*